신재민·이국철 얄궂은 운명… 한때 호형호제 하던 사이 ‘뇌물’ 혐의 나란히 법정에
입력 2012-03-19 19:27
신재민(54)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이국철(50) SLS그룹 회장이 법정에서 조우했다. 신 전 차관은 푸른색 수의를 입고 피의자석에, 이 회장은 녹색 수의를 입고 증인석에 섰다. 한때 호형호제하던 사이였으나 뇌물 공여·수수 혐의로 함께 구속된 처지다.
이 회장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신 전 차관에 대한 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신 전 차관에게 건넨 억대 금품의 대가성을 입증하려는 검찰 신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무리하게 대가성에 대한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자신을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검찰에서 저한테 대가성을 왜 인정 안하느냐. 심지어 윤성기 회장을 불러 ‘대가성 인정 안하면 너 구속된다’며 자백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검찰은 “청탁이 있었지 않았느냐고 물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이 “신 전 차관이 실세 차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이 회장은 “그냥 형님 정도로 알고 지냈다”고 비껴갔다.
신 전 차관 변호인도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당시 SLS그룹이 처한 경영 상황을 나열한 후 신 전 차관이 이러저러한 지위에 있으니까 모든 게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막무가내식 기소”라며 “이 같은 표적수사를 법원이 엄정하게 판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