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남매 머나 먼 1승] 연장에 무너져… 배상문 돌풍은 계속
입력 2012-03-19 19:09
연초 미국으로 떠나기 전 가진 인터뷰에서 배상문(26·캘러웨이)은 “첫해이니 만큼 우승보다 코스 적응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와 일본 무대를 평정했다고는 하지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그에게 미지의 세계였고 마지막 도전이었다.
하지만 지난 달 최고의 실력자 64명이 진검승부를 겨룬 WGC 시리즈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그는 이언 폴터(영국), 샬 슈어첼(남아공), 존 센든(호주) 등 강적을 물리치고 당당히 8강에 올랐다. 젊은 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신인왕 후보로 각인시키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하버의 이니스브룩 골프장 코퍼헤드 코스(파71·7340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 그는 또 한번 일을 냈다. 루크 도널드(35·잉글랜드), 로버트 개리거스(35·미국), 짐 퓨릭(42·미국)과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공동 선두에 오른 뒤 연장전에서 도널드에 밀려 공동 준우승을 차지한 것.
18번홀에서 연장전에 들어간 배상문은 두 번째 샷이 그린 위 홀 주변에 떨어진 뒤 흘러내리는 바람에 퍼트 거리가 6m 정도로 멀어졌다. 반면에 먼저 러프 지역에서 어프로치샷을 한 도널드의 두 번째 샷은 홀 1.8m 정도에 붙었다. 배상문 등 3명이 버디 퍼트를 놓치는 사이 도널드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고 마지막에 웃었다. 2주전 매킬로이에 넘겼던 세계랭킹 1위도 되찾아왔다.
배상문은 이번 대회 4라운드 내내 60대 스코어를 기록한 5명 중 한명으로, 그의 기량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임을 입증했다. 재미교포 나상욱(29·타이틀리스트)은 5언더파 279타로 공동 38위, 최경주(42·SK텔레콤)는 3언더파로 공동 46위에 머물렀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