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후보 발표] 이해찬 “세종시 출마”… 심대평과 빅매치

입력 2012-03-19 21:50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19일 4·11 총선 세종특별자치시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총리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선거기획단장으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직접 기획하고 추진했다”며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최초 기획자, 설계자로서 세종시 완성의 소임을 다하려고 출마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세종시 선거전은 새누리당 신진 전 충남대 교수,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 등의 치열한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이 전 총리의 세종시 출마는 한명숙 대표와의 힘겨루기 산물이다. 충남 청양이 고향인 이 전 총리는 서울에서 5선을 한 중진 정치인이다. 총리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한 대표와 당은 그런 그에게 세종시 출마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여론조사 결과 이 총리가 출마해야 선진당 심 대표를 이길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이 전 총리는 “선출직은 더 이상 생각이 없다”며 고사했다. 급기야 지난 16일 한 대표가 이 전 총리와 단독으로 비공개 회동을 갖고 출마를 강하게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돌아온 답은 역시 ‘출마 불가’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한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여기엔 최근 두 사람 간의 껄끄러운 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 총리는 올 1월까지만 해도 한 대표의 멘토였다. 1·15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가 당권을 잡는 데 이 전 총리가 큰 도움을 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전 총리는 한 대표가 공천 등 당 운영에서 독주를 하는 데 불만이 많았다. 문재인 상임고문, 문성근 최고위원 등과 힘을 합쳐 임종석 전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한 대표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고 이는 제1야당 지도자로서 리더십에 심각한 상처를 입게 됐다. 한 대표가 이 전 총리 공천을 밀어붙인 것은 일종의 앙갚음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이겨서 돌아올 경우 당내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 전 총리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전 총리가 결단을 해줘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서울 송파갑 공천자인 비례대표 전현희 의원이 후보직에서 자진사퇴함에 따라 강동을 경선에서 낙선했던 박성수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이 지역에 공천하기로 했다. 전 의원은 강남을 경선에서 정동영 상임고문에 패한 뒤 송파갑에 전략공천됐었다.

성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