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후보 발표] 이정희·인재근… 간판급 선수들 대부분 총선행 티켓
입력 2012-03-19 21:51
야권이 지난 주말 후보 단일화 경선을 실시한 결과 민주통합당이 58곳, 통합진보당 12곳, 진보신당 1곳에서 승리했다. 전체 단일화 대상 78곳 중 나머지 7곳도 금명간 후보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성적은 양당 모두 예상했던 수준이다.
경선 결과를 보면 대중적 인지도가 높거나 조직력이 강한 후보들이 대부분 승리해 큰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민주당에서는 14명의 현역의원과 14명의 전직의원이 단일후보로 확정됐다. 현역의원 중 탈락자는 김희철 의원뿐이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정세균 상임고문과 정동영 상임고문은 각각 서울 종로와 강남을에서 승리했고 김정길(부산진을)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이용선(서울 양천을) 전 통합민주당 공동대표도 공천권을 따냈다.
민주당이 각별하게 관심을 기울인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서울 도봉갑) 후보는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의 이백만 후보를 눌렀고 외부영입 인사인 임지아(서울 서초을) 이언주(경기 광명을) 송호창(경기 의왕·과천) 변호사도 단일후보가 됐다.
통합진보당에서도 조승수 의원을 제외하고는 ‘간판급 선수’들이 대부분 이겼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서울 관악을에서 관악구청장 출신인 김희철 의원을 누르고 총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심상정(경기 고양덕양갑) 공동대표, 노회찬(서울 노원병) 공동대변인,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천호선(서울 은평을) 후보도 승리했다.
최대 관심지이자 초접전지였던 관악을에서 이 공동대표가 승리하자 통합진보당은 환호성을 올렸다. 이 공동대표는 전국적인 지명도가 높지만 김 의원이 지역 내 인지도가 높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의 승리로 통합진보당이 전국에서 바람을 일으켜 ‘진보정당’ 최초로 원내교섭단체(20석)를 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으로부터 16개 지역구의 양보를 이끌어낸 데 이어 이날 현재 경선에서 12곳 승리를 챙겨 약 30곳의 단일후보 공천이 가능하게 됐다. 총선 분위기에 따라서는 비례대표를 합쳐 원내교섭단체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번 경선의 최대 이변은 울산 남갑 현역인 조승수 의원이 변호사인 민주당 심규명 후보에게 패한 것이다. 울산 북구에서 시의원과 구청장을 지낸 뒤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번이나 당선된 조 의원은 이번 총선을 기해 야당 바람을 확산시키겠다며 지역구를 남갑으로 옮겼다. 울산에서 북구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위치해 야당세가 가장 센 곳이며 반대로 남갑은 ‘울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다. 북구 경선에서는 통합진보당 김창현 후보가 북구청장을 지낸 민주당 이상범 후보를 눌렀다.
민주당으로는 외부영입을 통한 전략 공천자 몇몇이 낙마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경기 안산단원갑의 백혜련 변호사는 통합진보당 조성찬 변호사(전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 선거대책위 대변인)에게 3표 차로 패했으며, 경기 이천의 김도식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이천시 고문변호사 출신의 통합진보당 엄태준 후보에게 졌다. 경기 여주·양평·가평의 조민행 변호사는 통합진보당 이병은 후보에게 단일후보 자리를 내줬다.
특히 백 변호사는 대구지검 검사시절이던 지난해 11월 검찰 내부 전산망에 글을 올려 검찰의 정치적 편향성을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어 한명숙 대표가 검찰개혁 적임자로 낙점해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인물이다.
백 변호사는 “ARS 조사에서 단원갑 지역이 아니라 단원 전체 지역에서 조사가 이뤄졌다”며 재경선을 요구했다. 관악을 김희철 의원은 여론조사 조작의혹을 제기하며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반발했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