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11년 12월 무역흑자 발표 엉터리로 하더니 2월 또 오류… 한심한 ‘수출 통계’

입력 2012-03-20 06:29


지난해 12월 무역흑자가 17억 달러 부풀려진 데 이어 지난달 무역흑자도 7억 달러가량 실제보다 높게 발표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

관세청은 2월 수출입동향 확정치에서 수출은 464억 달러, 수입은 449억 달러로 15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일 지식경제부는 2월 수출입 동향에 대해 수출은 472억 달러, 수입은 450억 달러로 22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수입 쪽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수출 통계는 20일도 안돼 무려 8억 달러나 차이가 나면서 무역흑자 오차도 컸다.

지경부의 수출입 실적 속보치는 관세청의 전달 통관실적을 바탕으로 발표한다. 따라서 관세청이 일부 오류를 바로 잡아 확정치를 발표해도 통상 속보치와의 오차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한 철강구조물 수출업체가 3억원 수출을 3억 달러로, 또 다른 업체가 2억원 수출을 2억 달러로 잘못 신고하면서 수출액이 과다 계상됐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수출입 통계 발표 때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는 것이다. 당시 지경부는 수출액이 월간 사상 최대인 497억 달러를 나타내 40억 달러 무역흑자를 냈다고 밝혔지만 실제는 수출액이 19억 달러 줄면서 무역수지 흑자액도 23억 달러에 그쳤다. 당시에도 한 철강업체가 달러가 아닌 원화로 잘못 신고해 통계가 잘못됐다고 정부는 해명했다.

관세청은 지난달 말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정책 결정의 중요자료인 수출입 통계에 대한 검증장치가 부족한 점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다짐에도 불구하고 불과 한 달 만에 통계오류가 재발한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실물경제팀장은 “월별 수출 통계는 정부와 시장참가자들의 경기전망에 기초가 되는 소중한 자료이기 때문에 발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잇단 통계오류는 정부 정책의 신뢰도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수출 통계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조화시키는 것은 정부의 과제”라면서 “통계오류 문제가 심각할 경우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