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오케스트라단’ 꿈은 계속된다… 소외계층 어린이들 음악 통해 정서안정 기여
입력 2012-03-19 19:30
전남 목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연습장소가 철거되는 바람에 해체될 처지에 놓였던 드림오케스트라단이 목포 용호초등학교에 새로운 연습장을 마련해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단은 당초 목포 옥남초등학교를 연습장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옥남초등학교가 다른 용도로 활용되면서 철거되는 바람에 연습장을 잃어버린 오케스트라단은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해체 위기까지 몰렸었다.
드림오케스트라단은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시설아동 등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자립 의지를 키워주고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해 2010년 10월 창단됐다. 13개 파트, 18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목포 용호초등학교 측은 지난달 학교 교실과 강당을 연습장으로 제공하겠다고 나서면서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용호초등학교 최성수 교장은 “드림오케스트라단의 사정을 듣고 매우 안타까웠다”며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계속 연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드림오케스트라단은 지난달부터 이 학교에서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9시까지 강사 20명의 지도를 받으며 연습하고 있다.
창단 1년5개월이 지난 지금 어린이들은 음악을 통해 치유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어릴 적 부모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시설에 입소한 김현성(가명·13·초등5)군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폭력적 성향을 보여 이 오케스트라단에 들어오기 전까지 약물치료를 받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하지만 그동안 악기 연주를 하면서 성격도 차분해지고 약물치료를 받지 않을 만큼 심리적 안정을 되찾았다.
또 말이 어눌한 데다 지적 능력이 약간 낮은 최민수(가명·13·초등5)군도 아이들에게 따돌림과 놀림을 받으면서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군은 오케스트라단에 들어온 뒤 친구들과 차분히 대화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드림오케스트라단 운영에는 실비로 지급하는 강사비와 연주회 비용 등 연간 2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초록우산이 절반을 자체 예산으로 부담하고, 나머지 절반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등 후원자들의 도움에 의존하고 있다.
목포=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