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센터 25시…명의를 찾아서] (9)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전남지역암센터

입력 2012-03-19 18:13


편안한 휴양지 같은 자연 속 ‘최첨단 병원’ 표방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전남지역암센터는 ‘따뜻하고 편안한 휴양지 같은 암 관리 전문병원’과 ‘자연 속의 최첨단 암 병원’을 표방하는 곳이다. 호남 지역 내 명산으로 꼽히는 무등산과 만연산, 오성산 줄기를 배경으로 한 자연 환경 속에 각종 최첨단 의료장비로 중무장한 현대식 병동이 자리 잡고 있는데도 조금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전남지역암센터는 자칫 메말라 보일 수 있는 현대식 벽돌과 콘크리트 구조물 안팎에 분수대와 장미 정원 외에도 조경수 약 2만 그루와 야생화 약 1만 본으로 ‘치유의 숲’을 조성해 놓고 있다. 이로 인해 천혜의 자연 환경과의 조화는 물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따뜻하고 편안한 병원 이미지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원내 치유의 숲과 배후의 산자락에 뿌리를 내린 각종 나무가 사계절 내뿜는 피톤치드와 다양한 꽃들이 내뿜는 향기는 현재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각종 암 환자들의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익주(50·종양내과 교수) 전남지역암센터 소장은 19일 “호남권 암 환자들이 굳이 수도권 대형병원을 번거롭게 찾지 않더라도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우리 병원 암센터에서 효과적인 암 치료와 수술을 받고 재발 예방 및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해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8년 전 암 진료 특화병원으로 개원=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 병동에 총 709병상을 갖추고 있는 전남지역암센터의 나이는 이제 불과 여덟 살이다. 그 역사는 곧 화순전남대병원 역사이다. 화순전남대병원이 2004년 개원과 동시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전남지역암센터’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이는 곧 화순전남대병원이 시작부터 암센터를 구심점 삼아 암 특화 병원으로 집중하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 의료진은 의사 150여명, 간호사 400여명 등 총 550여명. 이 중 암 전문 의료진은 정 소장과 국훈(51) 화순전남대병원 병원장을 비롯해 대부분 본원인 전남대병원에서 각종 암 환자들을 돌보던 교수들이다. 여기에다 젊고 유능한 신진 의사들을 대거 수혈, 신구 암 진료 전문의 간 조화를 꾀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유명 암센터 해외연수 등을 통해 최첨단 암 치료 기술을 습득한 젊은 의사들은 그동안 전남지역암센터의 차세대 주역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전남지역암센터가 국내 의료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대규모 암 전문병원(센터)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이유로 흔히 설명된다. 전남지역암센터는 한 언론사가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 자료를 근거로 ‘2011 국내 종합병원 평가’를 할 때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폐암, 갑상샘암 등 6대 암 수술 총 2475건으로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첨단장비 기반한 질 높은 암 치료 서비스=전남지역암센터는 시설 면에서도 수도권의 대규모 암 전문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지난 8년 동안 최첨단 진단 및 치료 장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선형가속기, 토모테라피, 3테슬라 MRI, PET-CT, 감마나이프 등 각종 방사선 진단 및 치료 장비를 두루 갖춰 놓았기 때문이다.

또 암 진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총 13개의 암(종양) 전문 클리닉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정 소장은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최선의 암 치료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 클리닉은 한 명의 암 환자를 두고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진료 각과 의료진이 수시로 협진을 하는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협진 시스템은 암 진료 지원 부서라고 할 수 있는 진단검사의학과와 병리학과, 핵의학과, 정신과 사이에도 구축돼 있다. 최상의 암 환자 관리를 도모하기 위한 제도다.

이와 함께 각 종양클리닉에 암 전문 간호사를 배치, 환자들에게 치료과정에 대한 설명은 물론 수술 후 재활, 식이요법 상담 및 교육 등 환자 중심 개인별 맞춤 간호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곳을 처음 방문한 암 환자들에게 CT, MRI, PET, 위 대장 내시경 혹은 기관지 내시경 등의 검사를 당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역주민 암 관리 사업에도 앞장=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2009년 국가 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평균 수명까지 생존 시 우리나라 국민이 암에 걸릴 확률은 36%에 이르고, 전체 사망자의 28.3%가 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암은 현재 우리가 극복해야 할 최대의 난적인 것이다.

전남지역암센터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공공의료 서비스사업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이 2010년 국가암관리사업 부문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것도 이 덕분이다. 산하의 전남지역암센터가 국가지정 지역암센터로서 암 등록, 조기검진, 재가 암 지원, 교육홍보, 완화의료, 암 생존자 지원사업 등 다양한 암 관리사업 프로그램을 지역사회와 연계해 원만하게 수행한 공로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암 수술을 받고 재발 방지를 위해 계속 암과 싸우고 있는 생존자가 약 80만명이다. 암 생존자는 심리·정신적 지원과 재활이 필요하며, 2차 암 발생 및 재발 가능성에 대한 정기검진도 필요하다. 전남지역암센터는 이런 암 생존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관리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곳 암센터의 다음 목표는 암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연구중심 암 전문병원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최첨단 의학연구, 신의료기술 개발, 국제 학술교류 활동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암 전문병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이미 본격적인 준비를 마쳤다.

첫 물꼬는 백신 및 세포면역치료제 개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될 ‘화순전남대병원-프라운호퍼IZI 공동 연구소’(소장 김형준 혈액내과 교수)가 텄다. 이 연구소는 전남지역암센터의 협력 연구기관으로 암세포를 찾아 제거하는 박테리아 균주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음은 물론 난치성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강력한 암 면역치료법도 개발했다. 이러한 질 높은 연구 성과로 얼마 전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1년 해외 우수 연구기관 유치사업’ 수행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독일의 프라운호퍼IZI연구소는 바이러스 백신과 항암제 개발 전문 연구기관이다. 전남지역암센터는 앞으로 이 연구소와 손잡고 정부와 전라남도가 지정한 화순백신산업특구를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백신·세포면역치료제 연구 개발 및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는 데 적극 기여할 계획이다. 스페인의 나바라대학 부설 시마(CIMA) 연구소 등과도 교류 및 협력 체계를 구축, 암 연구 역량을 더욱 키워나가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정익주 암셈터 소장은

△광주광역시(1962) △전남대 의대(1987) △미국 반더빌트대학 연수(2000.7∼2002.6) △화순전남대병원 기획실장(2006.2∼2008.3) △전남지역암센터 소장(2008.3∼현재) △국가암관리위원회 위원(현재) △한국임상암학회 상임이사(현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