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끝난 후 책상에 남겨진 ‘레이건의 낙서’ 챙긴 대처 전 英총리

입력 2012-03-18 19:44

‘철의 여인’으로 불리던 전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가 재임 중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에게 상당한 호감을 느꼈으며, 그의 낙서마저도 오랫동안 소중하게 보관해온 것이 그 사례라고 CBS 인터넷판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대처 전 총리 문서 보관소가 이날 공개한 기록물에는 1981년 7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서방 선진7개국(G7) 정상회의가 끝나고 대처가 직접 챙겨 온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낙서도 포함돼 있다고 CBS는 전했다.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 자리에서 레이건은 종이에 5개의 얼굴, 휘갈겨 그린 듯한 눈, 머리와 팔이 없는 남성의 몸통 등을 그려놨다. 그 중 한 얼굴은 레이건 자신을 그린 것으로 추정됐다. 대처는 레이건이 낙서를 책상위에 남겨놓고 자리를 뜨자 재빨리 챙겨 소중히 보관해 왔다.

대처재단의 역사학자 크리스 콜린은 “대처는 내게 ‘이 낙서를 보는데 매료돼 가져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일화는 1980년대 강력한 반공산주의 전선을 펼친 두 보수주의 지도자들 간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처재단은 이 밖에도 임기 중 하루에 2000장 넘는 편지를 받았던 대처가 많은 편지에 일일이 답장을 썼던 사연도 공개하며 강인한 이미지로 인식되는 대처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켰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