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 마무리] 지역구 231곳 공천자 분석… 2030세대 공천 겨우 4명 ‘젊은층과 소통’ 말로만
입력 2012-03-18 23:55
9차 발표까지 마친 새누리당 지역구 공천을 분석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현역의원 물갈이 비율(41.3%)이다. 공천 착수에 앞서 박근혜호(號) 비상대책위원회가 절반 이상 물갈이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를 밝힌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인 게 확실하다.
현역 물갈이, 당초 예상보다 적었다=새누리당 소속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은 143명으로, 이 가운데 83명의 의원이 지역구 공천(58.1%)을 받았다. 반면 불출마를 포함한 공천 탈락자는 60명이었다. 무공천 지역을 제외하고 231곳의 지역구 공천이 완료된 가운데 현역의원 물갈이 비율이 41.9%인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마지막으로 8곳의 경선이 종료되면서 마지막까지 공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던 4명의 현역 의원 중 3명이 공천을 받고 1명만 탈락했다.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전체 공천자 가운데 현역의원 비율도 40.8%인 반면, ‘새로운 피’로 영입된 인물은 138명(53.8%)이었다.
전체 89명의 현역의원들 가운데 31명이 탈락한 민주통합당의 공천 물갈이율(34.8%)에 비하면 7.1% 포인트 높다. 그러나 민주당이 원내 제2당으로 상대적으로 현역 의원 숫자가 적은 점을 감안하면, 결코 새누리당의 물갈이 파고가 높았다고 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물갈이 지역도 서울과 부산, 대구 등에 치우쳤다. 이 가운데 가장 물갈이 파고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대구의 현역의원 교체율은 58.3%에 그쳤다. 당초 70% 이상 물갈이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돌던 것을 감안하면 결코 높지 않은 수치라는 평가다. 서울은 33명중 18명(54.6%)이 교체돼 물갈이 폭이 가장 컸지만 경기는 31명의 12명(38.7%)만 교체됐다.
법조인 대폭 줄고, 관료 출신 늘어=공천자들의 직업 분포는 순수하게 정치만 해온 인사(정당인)가 46명이었다.
18대 국회(법조인 56명·22.9%)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던 법조인은 37명(16.0%)로 크게 줄었다. 이번 공천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만하다. 이번에 공천된 법조인들 가운데는 판사나 변호사 출신보다는 검사 출신이 많았다. 서울 서초갑에 공천된 김회선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은 서울 서부지검장을 지낸 베테랑 검사 출신이다. 정준길(서울 광진을)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와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전 부산지검 외사부장 등도 눈에 띈다.
반면 관료 출신(44명)은 상당수 늘어 직업 정치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관료 가운데서도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정무직 등 정치적 색깔이 개입된 공무원보다는 전문직 관료 출신이 많았다. 총선 이후 새누리당이 이명박 정부와 다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표방한 만큼, 이들의 전문성이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원(21명)과 언론인(18명) 출신도 비교적 상위 그룹을 차지했다.
의원 보좌관과 시민운동가(2명) 출신이 매우 적은 것도 새누리당 공천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민주당에서는 시민운동 출신이 36명(16.7%)이나 돼 상위 그룹에 속했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체육인(2명)과 노동·농민(1명)의 공천 비율이 매우 저조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우리 사회의 상층부 계층이라 할 수 있는 고위 관료와 법조인 숫자는 너무 많은 반면, 소외계층과 직업군에 대한 배려는 여전히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정치인 주류는 50·60대=공천자의 나이를 분석해 보면 전체의 97.7%가 40·50·60대였다. 50대가 절반 이상(56.7%)을 차지했고 그 뒤를 60대(23.8%)가 점령했다. 40대는 40명(17.4%)으로 3위였다. 18대 국회 현역 의원들의 연령별 분포가 거의 바뀌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030’세대는 전국적으로 공천자가 4명(1.7%)에 불과할 만큼 적었다.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한편 전체 공천자 가운데 여성이 16명(6.9%)뿐으로 여성 공천을 늘리겠다고 한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