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정치 명운’ 걸린 관악을, 김희철과 초접전… 민주-통합진보당 후보단일화 결과 3월 19일 발표
입력 2012-03-18 19:17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간의 후보단일화를 위한 경선이 17∼18일 전국 64곳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양당은 경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아가 정치권은 야권 단일후보가 본선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발휘할지도 주목하고 있다.
◇단일화 경선=두 야당은 당초 76개 경선지역을 선정했으나 서울 서초을과 노원을, 경기 안산단원을 등에선 각종 잡음으로 경선이 미뤄졌다. 경선은 민주당 강세지역인 수도권과 통합진보당의 기대가 큰 경남에 집중됐다. 경선은 민주당의 국민경선과 달리 여론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양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ARS 조사(50%)와 RDD(임의전화걸기) 전화면접 조사(50%)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당은 경선 결과를 19일 오전 발표한다.
이번 경선에서 주목을 끈 곳은 서울 관악을(이하 민주당 김희철-이하 통합진보당 이정희) 은평을(고연호-천호선) 도봉갑(인재근-이백만) 노원병(이동섭-노회찬) 경기 군포(이학영-송재영) 고양덕양갑(박준-심상정) 등이다. 통합진보당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데다 본선 표밭이 비교적 좋은 곳이다.
특히 통합진보당은 관악을과 고양덕양갑의 경우 공동대표의 정치명운이 걸린 곳이어서 사활을 걸었다. 관악을은 전국적인 지명도에서 이정희 공동대표가 더 앞서지만 지역에선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김희철 의원의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돼 초접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도봉갑의 경우 민주당이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씨를 각고의 노력으로 전략공천한 지역이어서 후보 지키기에 전력을 쏟았다.
통합진보당은 경선에서 10곳 이상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민주당 무공천 지역 15곳과 합쳐 25∼30곳에 후보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단일화 효과=민주당은 단일화가 최소한 유효투표율 3∼4%의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4월과 10월 재·보선에서 효과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기대만큼 효과를 거둘 경우 수도권 초접전 지역 15곳 정도에서 ‘낙선’을 ‘당선’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수도권과 경남 등지에서 지역구 당선자를 많이 내 비례대표를 합쳐 국회 교섭단체(20석)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일부 선거전문가들은 단일화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단일화에 따른 역풍이 불 것이란 관측에서다. 실제로 진보진영이 협력하는 모습을 모를 리 없는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뭉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특히 통합진보당 후보로 단일화된 지역의 경우 중립 성향의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아예 가지 않거나 새누리당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진보신당의 존재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민주당으로 단일화된 지역에 진보신당 후보가 출마할 경우 유권자들이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을 혼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런 점을 감안해 야권연대 협상 때 진보신당을 포함시키려 했으나 통합진보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야권연대 협상을 진두지휘했던 이정희 공동대표가 경선에서 패할 경우 전국의 통합진보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후보 지지를 외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주목할 만하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