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시위대, 첨단장비로 무장… ‘경찰 저지선’ 등 정보 공유
입력 2012-03-18 22:32
미국의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아큐파이(Occupy)2.0’이라는 자체 제작 첨단 IT 기술을 집회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해 9월 첫 집회 때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왔으나 최근에는 한 단계 발전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집회 참가자 30여명이 지난 겨울동안 개발한 이 시스템은 경찰 저지선 위치를 알려주는 인터넷 지도, 성금모금 사이트, 집회 인터넷 실시간 중계, 대용량 메일 발송 등이 가능한 서버를 갖췄다. 이들은 또 무선인터넷망을 확보, 집회 참가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런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활용할 경우 여러 곳에서 동시에 하나의 집회처럼 모일 수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이 장비를 이날 집회에 선보인데 이어 5월 1일 미국 전역의 동시 집회에서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월가 점령 시위 6개월을 기념해 이날 뉴욕의 주코티 공원에서 열린 집회에는 예상보다 훨씬 적은 20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거리행진을 벌이다 4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관 3명이 부상했다.
시위대들은 이날 낮 1시쯤 피켓과 자유의 여신상 모형을 들고 브로드웨이 쪽으로 행진한 뒤, 경찰이 지난해 11월 시위대들의 텐트를 강제로 철거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시위의 거점역할을 했던 주코티 공원으로 되돌아왔다.
월가 점령 시위는 초기에 비해 점차 방향을 잃고 있는데다 미국 경기가 호조 양상을 보이면서 동력을 상실해가고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