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아들도 아버지와 닮은꼴?… 차남, 요리사·의료진 갖춘 교도소 독방에 수감 예정
입력 2012-03-18 19:16
‘둘째 아들은 호화 교도소 생활, 넷째 아들은 영화 007 뺨치는 호화유람선.’
수십년 동안 아버지와 함께 트리폴리 지하 요새궁전에서 화려한 생활을 해온 버릇 때문일까. 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두 아들의 사치행각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수도 트리폴리가 함락되자 어머니와 함께 알제리로 도피한 4남 한니발(36)은 카다피 정권 몰락 전 초호화 유람선 제작을 의뢰했다고 데일리 메일이 18일 보도했다.
한니발이 가장 신경쓴 부분은 유람선 내부를 상어 6마리가 헤엄치는 120t 규모의 수조로 장식하려 했다는 점이다. 3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유람선에는 대리석 기둥과 바닥, 금테두리 거울, 인공폭포 등으로 장식할 예정이었다. 4억7000만 달러짜리 이 배는 한니발이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007영화’에 나오는 악당이 자주 타고 다니는 호화유람선을 연상케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가 호화유람선을 소유할 계획을 한 것은 하루에도 수백명씩 몰려드는 손님들을 맞이해야 하는데 유람선을 그때마다 빌리는 게 번거로웠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국 기업 STX가 건조 중이었던 유람선은 지난해 6월 리비아 내의 봉기로 인해 제작이 중단됐고, 이탈리아 해운업체 MSC사에 매각됐다.
현재 국제형사재판소의 전범재판을 받을 위기에 놓인 차남 사이드(39)는 트리폴리 외곽에 위치한 알아다트 교도소를 혼자 쓰게 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독방 주변에는 농구 코트와 개인 예배당이 마련되고 개인 요리사와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한 채 위성TV까지 볼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이 같은 편의제공은 리비아 내에 잔존하고 있는 친카다피 세력과 불안정한 사법체계가 더해져 가능할 수 있다고 해당 신문은 관측했다.
한편 카다피 정권의 정보총책을 맡았던 압둘라 알 세누시가 서아프리카 모리타니 공화국 공항에서 17일 현지 요원에 의해 체포됐다. 리비아는 즉시 모리타니 당국에 범죄자 신병인도를 요청했고, 프랑스와 국제형사재판소도 세누시 확보 경쟁에 나섰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