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충칭시 기류… 조직·공안국장·선전부장 등 인사태풍 예고

입력 2012-03-18 22:31

보시라이(薄熙來) 정치국 위원이 충칭시 서기직을 전격 박탈당한 뒤 충칭에서는 일부 반발 기류가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 중앙은 우선 충칭시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면서도 대폭 ‘물갈이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홍콩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인터넷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왕리쥔 전 부시장을 쓰촨 미국총영사관으로부터 베이징으로 압송한 다음날인 지난달 9일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소집해 격노했다는 내용 등 온갖 소문이 나돌고 있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날 “충칭에는 치안이 좋아지고 집값이 안정된 데 대해 보시라이를 칭송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민중들이 거리에 나와 항의하지는 않겠지만 충칭 관가에는 보시라이 해임에 저항하는 정서가 있다”고 시사평론가 류루이사오(劉銳紹)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와 관련해 왕리쥔 후임으로 충칭시 공안국장을 맡은 공청단 계열 관하이샹(關海祥)이 요직인 충칭시 당 조직부장으로 옮기는 등 인사 태풍이 예측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새로 충칭시 부시장에 임명된 허팅(何挺)이 공안국장직을 맡게 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와 함께 보시라이 의지대로 움직였던 당 선전부장도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치판 충칭시장은 장더장(張德江) 신임 충칭시 서기에게 충성을 맹세했지만 곧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튜브에 떠돈 녹음 중에는 후 주석이 상무위원회에서 “성부(省部)급 고위 간부가 외국 공관으로 도피한 사건은 신중국 건국 이래 처음”이라고 지적하면서 “이에 따른 악영향이 아주 심각하므로 당 중앙이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왕리쥔의 부하 경찰관이 지난 1월 보시라이 가족과 관련된 사건을 조사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보시라이가 왕의 공안국장직을 박탈, 이에 신변 위협을 느낀 왕이 일을 저질렀다는 부분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회평론가로 대표적인 좌파 인물인 쓰마난(司馬南)은 중국 각 대학에서 하기로 예정돼 있던 강연이 모두 취소됐다고 웨이보에 밝혔다. 인터넷에는 또 보시라이 해임을 비꼬는 민요나 “스바다(18차 당대회) 정말 무섭다. 지면 휴가 떠나고 이기면 우두머리 되네”라는 노래가 떠돌았다.

반체제 사이트 보쉰은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허궈창(賀國强)이 지난 3일 충칭시 양회 대표단을 만나 “충칭과 베이징의 기후는 차이가 많이 난다”며 “모두들 건강에 조심하라”고 당부했던 게 보시라이 신변에 닥칠 위험을 알려준 것이었지만 보시라이가 이를 흘려들었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