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민간사찰, 청와대 보고 의혹”

입력 2012-03-18 22:24

야당이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 청와대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을 압박했다.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에 대한 사찰보고서 ‘동자꽃’ 파일이 2008년 9월 27일과 10월 1일에 민정수석과 국무총리 보고용, 청와대 보고용 폴더에 들어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를 뒷받침할 자료로 정영운 당시 국무총리실 기획총괄과 주무관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2개에 대한 대검찰청 디지털수사관실의 분석보고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권재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영호 고용노사비서관에게 민간인 불법사찰을 보고받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부장관,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노환균 법무연수원장 등을 해임하고 수사라인 관계자를 전보발령낸 뒤에 재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 박윤해 형사3부장을 팀장으로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당초 검찰 안팎에서는 특수부를 중심으로 특별수사팀이 꾸려지거나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특임검사가 임명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검찰은 1차 수사 때와 마찬가지로 형사부에 사건을 배당해 수사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출신인 유재만 변호사(민주통합당 MB정권비리특위)는 “검찰이 사건의 심각성과 축소·은폐 수사에 대한 국민의 절망감을 알았다면 이런 식으로 팀을 구성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수사 지휘라인이 고려대·TK 출신이라는 점도 논란이다. 특별수사팀장인 박윤해 형사3부장이 경북 상주 출신이고,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은 고려대, 경북 영주 출신이다. 한상대 검찰총장도 고려대 출신이고 권재진 법무장관은 대구 출신이다.

정치권에서는 민간인 사찰이 영포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TK 출신 검사들이 제대로 수사하기 어려울 것이고 결국 특검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검찰이 장진수(39) 전 총리실 주무관을 20일 소환키로 한 것도 실체 규명보다는 잇따른 폭로로 청와대와 검찰을 압박하고 있는 그의 입을 봉쇄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