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명성3호 발사 예고 파문] “美, 北에 실망… 발사땐 안보리 회부 불가피”

입력 2012-03-18 19:00


빅터 차 CSIS 한국실장, 본보와 인터뷰

빅터 차(사진)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실장은 17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은 결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을 회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실장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국장을 지냈다.

-북한의 이번 광명성3호 위성 발표에 대한 미 정부의 반응은 ‘화가 났다’고 해야 하나.

“화났다기보다 실망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많은 미국 당국자와 전문가들이 지난 2월 29일의 북·미 고위급회담 합의에 고무됐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기대가 컸다. 나도 너무 실망스럽다.”

-북·미 간 ‘2·29 합의’는 사실상 깨졌다고 봐야 하는지.

“큰 의미에서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거나 혹은 취할 것으로 예상하나.

“당연히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 회담 당사국과 발사를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할 것이다. 하지만 별 소용없을 것이다. 발사 계획을 발표한 만큼 북한은 위성을 발사할 것이다. 발사를 강행한다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배한 것이므로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길밖에 다른 선택이 없다.”

-북한이 2주일여 만에 북·미 고위급회담 합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위성 발사 계획을 발표한 것은 김정은의 권력이나 리더십이 확고하지 못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렇게 말하긴 어렵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북한의 속내를 판단할 충분한 정보를 우리는 갖고 있지 않다. 순전한 추측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가 외부 세력에 대해 강경노선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