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명성3호 발사 예고 파문] 北 미사일 개발 기술… “사거리 5000km 넘는 ICBM 제조 직전 단계”

입력 2012-03-18 18:59

북한의 미사일 개발 기술은 사거리 5000㎞ 이상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 직전 단계까지 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를 공언한 광명성 3호가 성공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009년 4월 발사됐다 실패한 광명성 2호의 문제점 등을 3년 동안 충분히 보완했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군 무기 관련 연구소 관계자는 18일 “1998년 대포동 1호 시험 발사 때부터 다단계 로켓을 개발한 것을 감안하면 10년 이상 장거리 로켓 연구를 해온 셈”이라며 “지금쯤이면 충분히 궤도 진입이 가능한 수준까지 로켓 기술을 향상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960년대부터 탄도미사일과 핵 개발능력 확보를 국가 최우선과제로 추진해왔던 북한은 90년대 본격적으로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스커드 B·C 미사일 600여기, 일본 본토를 겨냥한 ‘노동’ 미사일 200여기, 괌 등지의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무수단 중거리미사일 300여기를 보유 중이다. 2000년 이후부터 북한이 가장 전력을 쏟은 무기 분야가 ICBM 개발이라는 것은 세계 무기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ICBM은 미국 본토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 우리 정부와 미국은 북한이 위성 개발을 가장해 ICBM을 차근차근 개발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광명성 ‘시리즈’가 모두 ICBM에 쓰이는 3단계 추진체 형태의 장거리 로켓에 실렸기 때문이다.

고체 연료로 추진되는 이 로켓은 사거리에 따라 1∼3단계로 분리되며 본체를 대기권 밖으로 내보내게 된다. 따라서 북한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중요 기술 가운데 하나인 고체연료 추진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북한이 소련제 SS-21을 원형으로 단거리 미사일 KN-02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 기술을 축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포동 1, 2호 미사일과 광명성 2, 3호 시험 발사가 바로 이 기술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대기권을 벗어났다 재진입 시 고온에 견딜 수 있는 삭마제 설계기술을 북한이 지니고 있는지 여부다. 바로 이 기술이 사거리상 대기권을 벗어날 수밖에 없는 ICBM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신성택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이번 발사가 가장 주목되는 이유는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