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8일 마지막 발표한 9차 공천자 32명의 특징은 막판 친박근혜계와 현 정권 심판 논란 인물들의 발탁 등으로 요약된다. 공천 반발에 따른 후유증은 여전하다.
◇막판 ‘친박 챙기기’… “이혜훈 탈락은 역차별” 주장=서울 송파병과 경기 남양주갑에 공천된 김을동 송영선 의원은 친박연대 출신이다. 송 의원은 당초 대구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연고가 없는 남양주갑으로 ‘돌려막기’ 공천의 행운을 잡았다. 하지만 송 의원은 지난 14일 지역구민들에게 “박(근혜) 대표가 백의종군하지 말고 남양주에 가서 민주당 자리를 탈환하라고 해서 낯설고, 물선 데 왔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나 ‘사천(私薦)’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 공천자 중 친이명박계로는 주호영(수성을) 의원이 살아남았다. 친이계인 이명규(북갑) 의원과 친이계에서 친박계로 갈아탄 배영식(중·남) 의원은 최종 탈락됐다. 친박계인 이한구(수성갑) 서상기(북을) 의원은 건재했다.
당초 공천에서 탈락했던 친박계 정수성(경북 경주) 의원은 금품살포 혐의를 받고 있는 손동진 후보 대신 재공천됐고 역시 친박계인 유재중(부산 수영) 의원은 성추문 의혹을 뚫고 MB직계의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경선 방식 변경에 반발하는 바람에 공천장을 받았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특보 출신 정찬민 전 경기도당 대변인은 경기 용인을에서 친이계 박준선 의원을 밀어냈고 역시 특보 출신인 김준환 변호사는 충북 청주 흥덕을에 공천됐다. 대전 동과 서갑에 공천된 이장우 전 대전동구청장과 이영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도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하지만 친박계 핵심 유승민 의원은 이혜훈 의원의 탈락에 대해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와 특수관계인 일부 공천위원의 사심(私心)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버릴 수 없다”며 “이런 것이야말로 친박 역차별”이라고 비난했다.
◇FTA·4대강사업 전도사 발탁…총선 쟁점 키워=이상돈 비대위원 등이 “4·11 총선 전략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있다”고 제기했던 주역들이 공천 티켓을 따냈다. 특히 이들은 비교적 선거운동이 무난한 텃밭지역에 전략공천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주역인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대표적이다. 이 위원은 지난달 8일 라디오에 출연해 “강원도 등 취약지역에서 유권자 표심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까 걱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본부장은 강북 차출설에 대해 “어디 저 컴컴한 데서”라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대구 중·남에 공천된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은 이 위원이 공천 부적합(?) 예시로 지목한 ‘4대강 사업 전도사’다. 기획재정부 차관 당시 4대강 사업 예산을 편성한 류성걸 전 2차관 역시 주성영 의원이 불출마한 대구 동갑을 꿰찼다.
부산 해운대·기장을에 공천된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지난해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무상급식 반대 운동을 주도했다. 이혜훈 의원 자리에 공천된 김회선 전 국정원 2차장과 안상수 전 대표 지역구(과천·의왕)에 공천된 박요찬 변호사는 법조계의 MB 인맥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친박계 김정 의원에게 자리를 내준 서울 중랑갑의 유정현 의원과 여성 비하 발언으로 공천을 반납한 석호익 후보는 무소속 출마로 돌아섰다. 경남 의령·함안·합천 지역구 경선에서 패한 조진래 의원은 조현룡 전 부산항공청장이 금품을 살포했다며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
[새누리당 공천 마무리] ‘돌려막기’ 논란속 막판 친박계 챙겼다
입력 2012-03-18 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