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정동영, ‘FTA 혈전’… 강남乙서 여야후보로 맞대결

입력 2012-03-18 22:19


결국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가 4·11 총선의 핵심 쟁점으로 결정됐다. 새누리당이 18일 서울 강남을 후보로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공천함에 따라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과의 맞대결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김 전 본부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한·미 FTA의 전도사이고, 정 고문은 한·미 FTA 폐기론자다. 선거전에서 두 사람 간 치열한 논리 대결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전국 단위에서도 한·미 FTA의 존폐 및 재협상은 핫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18일∼19일 국민일보와 GH코리아가 실시한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는 김 전 본부장이 49.3%를 얻어 30.6%에 그친 정 고문을 18.7%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새누리당은 또 강남갑에 심윤조 전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공천하며 강남구를 외교 전문가 라인으로 채웠다. 민주당은 아직 후보를 내지 않았다.

여야는 서초 지역도 전문가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서초갑은 민주당의 이혁진 에스크베리타스 자산운용 대표에 맞서 새누리당이 이날 서울 서부지검장을 지낸 김회선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을 공천하며 맞불을 놨다.

이곳 승부를 결정지을 변수는 이미 출마를 선언한 국민생각 박세일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표가 보수진영 표심을 어느 정도 파고들지가 관건이다.

서초을은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와 임지아 변호사의 대결구도다. 경제학자인 강 교수는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경제민주화 강령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공천한 케이스라고 한다. 판사 출신의 임 변호사는 법무법인에서 금융파트를 맡았었다.

송파의 3개 지역구도 여야 후보가 흥미롭게 배치됐다. 송파갑은 전·현직 의사 승부로도 볼 수 있다. 새누리당의 박인숙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소아심장 전문의인 데 반해 민주당 전현희 비례대표 의원은 서울대 치대를 나온 치과의사 출신이다.

송파을에서는 이 지역 현역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과 경기 안산단원갑 지역구를 떠나 상경한 4선의 천정배 의원이 한판 대결을 펼친다. 유치송 전 민주한국당 총재 아들인 유 의원이 지역구를 수성해 재선에 성공할지, 천 의원이 서울에서도 금배지를 달지 주목된다.

송파병은 새누리당 김을동 비례대표 의원과 민주당 정균환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은 지역이다. 김 의원은 김두한 전 의원의 딸이자 배우 송일국씨의 어머니로도 유명하다. 전북에서 13∼16대까지 내리 4선을 한 정 전 의원에게는 정계 복귀의 사활이 걸린 선거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