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예수 잘 믿는 꿈

입력 2012-03-18 20:23


고린도전서 2장 1∼5절

한국 근대 기독교의 거목이라 불리는 한경직 목사님이 은퇴해서 남한산성 계곡에서 생활하고 있을 때, 교계 중진목사님들이 한 목사님을 찾아뵌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 때 어느 목사님께서 한 목사님께 “목사님 저희들에게 덕담 한 마디만 해주세요.”하셨답니다.

그러자 한 목사님께서 “목사님들 정말 예수 잘 믿으세요.” 라고 답하셨다고 합니다. 이미 예수 믿고 있는 목사님들에게 예수를 잘 믿으라니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진리가 포함된 역설과 같은 이치가 들어있음을 깨닫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인 이유는 예수님을 믿기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며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을 믿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붙잡아야 할 것은 예수님과 십자가입니다.

옛날 인디언들은 황야를 전 속력으로 질주하다가 갑자기 멈추어 서서 조용히 뒤를 돌아본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자신의 영혼이 잘 따라오는지 살피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랍니다. 진정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을 잃어버리고는 있지 않은지 점검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인으로 열심히 살다 막상 되짚어 보면 가장 중요한 것, 예수님과 십자가를 놓치고 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물질이 정신보다 앞서는, 가치전도 현상이 그리스도인들에게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신앙보다 성공을 우선시합니다. 영혼보다 육신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앞섭니다. 더 문제인 것은 이것이 잘못된 것인 줄도 모르고 영적 무감각상태에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십자가는 그리스도인이 갖는 능력의 근원입니다. 지금 현시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으로부터 질타를 받는 것은 십자가의 정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소아시와 유럽에 나가 복음을 전하면서 당하는 온갖 위협 앞에서도 오직 예수 그리스와 십자가만을 붙잡았습니다. 2절에서 그는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다.”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진정 가치있는 것을 알고 그것에만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울은 당시 세상 최고의 학문과 지식을 가진 석학이었지만 그리스도를 아는 것에 장애가 되는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긴다고 고백합니다(빌3:8). 그는 복음을 전하다 옥에 갇히기도 하고, 죽을 만큼 매를 맞기도 하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오직 복음, 예수그리스도와 십자가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고후11장). 그리스도인으로서 십자가 만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영역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교회가 든든히 서가고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어 유럽의 역사가 그리스도의 역사로 바뀌어 간 것입니다.

오늘 그리스도인이 붙잡아야 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 분이 지신 십자가입니다. 십자가를 붙들고 구체적인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살아가는 것, 이것이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이 꾸어야 할 꿈입니다. 십자가를 붙잡과 신앙과 삶에서 승리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강상원 목사 (광주 새밝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