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모독한 레드불 광고… 남아공 가톨릭 교단의 거센 항의에 전격 취소

입력 2012-03-16 19:11

에너지음료 회사 레드불이 예수를 모독하는 광고를 내보냈다가 거센 항의를 받고 취소했다.

레드불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내보낸 30초 분량의 TV광고는 예수가 제자들 앞에서 물위를 걷는 장면을 패러디했다.

광고에는 예수로 나온 한 남자가 물 위를 걷는 비결을 묻는 제자들의 질문에 “단지 수면 아래 발을 디딜 만한 돌을 찾기만 하면 된다”고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분노한 남아공 가톨릭 교단은 예수의 고난을 되새기는 사순절 기간에 전국적인 레드불 불매운동을 펼치자고 제안하며 광고 중단을 요구했다. 남아공의 윌프리드 내피어 추기경은 “종교적인 상징이 마케팅보다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면서 “마케팅 담당자들이 타인의 종교관을 배려하는 훈련부터 받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례적으로 이슬람교 지도자들 역시 종교 인식의 지나친 세속화를 경계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결국 레드불 측은 하루 만에 해당 광고를 전격 취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미있게 광고를 제작하려다 발생한 실수”라며 신도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