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시라이 해임싸고 권력암투 심각… 시진핑 “당 간부, 순수성 유지에 앞장서야”

입력 2012-03-16 19:12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서기 전격 해임에 이은 중국 정가의 노선 갈등이 일반의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16일 출판된 당 중앙 발행 반월간 이론지 ‘추스(求是)’에 발표한 글에서 “당의 순수성을 지키는 것은 마르크스주의 정당의 본질적 요구다”라고 주장해 미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시 부주석은 ‘당의 순수성을 견고하게 지키기 위한 갖가지 업무’라는 제목의 글에서 “당의 사상, 조직, 기풍에 있어서 시종일관 순수성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당 간부들은 순수성 유지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개혁파(우파)의 움직임에 대한 제동의 성격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 분석가들은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공산당 조직부장이 보 서기 해임과 장더장(張德江) 부총리의 충칭시 서기직 겸임을 알리기 위해 지난 15일 소집한 충칭시 간부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에 주목한다.

리 조직부장은 이 자리에서 ‘왕리쥔 사건’에 대해 “사안이 엄중한데다 이로 인한 악영향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면서 “당 중앙은 이 사건 조사를 아주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보 서기 해임은 전주곡에 불과하며 앞으로 벌어질 후폭풍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리 조직부장은 후진타오 주석의 최측근으로 공청단 계열의 핵심 인물이다.

보시라이의 향후 거취도 속단할 수 없다는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중국에서 정치국 위원(보시라이)으로부터 직할시(충칭) 당서기직을 전격적으로 박탈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국 위원은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을 포함해 당 서열 25위 안에 포함된다.

향후 권력 투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엄중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최선의 경우 ‘양바이빙 케이스’처럼 처리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양바이빙은 국가 주석을 지낸 양상쿤(楊尙昆)의 동생으로 중앙군사위 비서장 겸 총정치부 주임을 지냈다.

그는 1992년 당시 군사위 주석 장쩌민 몰래 군사위원회를 소집, 소위 ‘군사위 권력탈취사건’을 일으킴으로써 군사위 위원 직책을 제외한 모든 자리를 박탈당했다. 1년 뒤에는 완전히 퇴역해 자연인으로 지내고 있다. 보시라이는 15일 충칭시 간부회의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베이징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