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귀국… 삼성家 유산 소송 법적 대응

입력 2012-03-16 00:00

삼성가(家) 형제 간 소송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동생 이숙희씨 등이 제기한 차명주식 상속분 반환소송과 관련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측이 본격적인 소송준비에 나섰다. 이 회장과 누나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간의 하와이 만남도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하와이로 출국했던 이 회장은 16일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함께 전용기편으로 귀국했다. 이 회장은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이인희 고문을 만나 이번 소송건에 대해 협의할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은 쉬기 위해 하와이에 갔을 뿐”이라며 “이 고문과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하와이로 출국한 직후 이 고문은 하와이에서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 측은 이날 이번 소송과 관련해 3개 법무법인 소속 6명의 변호사로 소송 대리인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5일 이맹희 전 회장의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는 “일부 청구됐던 이건희 회장 명의로 실명전환된 삼성전자 주식과 에버랜드 명의로 전환한 삼성생명 주식에 대한 청구 취지를 확장하기 위해 재판부에 증거조사를 신청했다”며 추가 소송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이 전 회장 측이 지난달 14일 청구한 소송가액은 7000억원대지만 추가 소송에 나서면 2조원대로 늘어나게 된다.

삼성 관계자는 “CJ그룹이 소송 취하를 위해 중재 노력을 하겠다고 해서 지금까지 기다렸지만 소송을 취하할 움직임이 안 보인다”며 “지금도 소송 취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방어 차원에서 소송 대리인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선임된 변호사들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강용현(전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권순익(전 대법원 재판연구관)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의 윤재윤(전 춘천지방법원장·서울고법 부장판사)·오종한 변호사, 법무법인 원의 홍용호(전 서울지방법원 판사)·유선영 변호사 등이다. 이들이 통합해 독자적인 소송 대리인단을 구성해 소송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회장 측은 “사건 내용과 성격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변호사 6명을 소속 로펌 등에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선임했으며 해당 사건의 전문 분야와 실무역량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