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등 떠밀려… 민주도 이화영·전혜숙 공천 취소

입력 2012-03-16 00:51


민주통합당은 15일 금품제공 논란에 휩싸인 전혜숙(서울 광진갑) 의원과 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이화영(강원 동해·삼척)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이와 함께 서울의 5개 전략지역 공천자를 발표했다.

릐전혜숙·이화영 공천 취소=두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는 여론에 떠밀린 형국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2차 공천자 54명 명단을 발표한 이후 비리후보 공천 취소 압력을 받아왔다. 서울 성동을의 임종석 사무총장과 이화영 전 의원이 주 타깃이었다. 민주당이 ‘감동 공천’은 고사하고 ‘오만한 공천’을 했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했지만 지도부는 외면했다. 급기야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당 지지율은 급전직하 추락했다.

이해찬 전 총리와 문재인 상임고문 등 당내 ‘혁신과통합’ 측이 한명숙 대표에게 반공개적으로 항의하고 나서야 임 총장이 공천을 자진 반납했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은 계속 버텼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이념 논란에 휩싸인 박상일(서울 강남갑) 이영조(강남을) 후보의 공천을 발빠르게 취소하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을 더 붙잡고 있다간 여론이 더 악화될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비례대표인 전혜숙 의원은 공천되기 전 당내 여론조사 때 금품을 돌렸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신경민 대변인은 “전 의원은 현재 경찰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본선에서의 어려움이 예상돼 자격을 박탈키로 했다”고 전했다. 과거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유죄를 받아 의원직을 박탈당했던 신계륜(서울 성북을) 전 의원도 사퇴압력을 받고 있으나 4년 전 18대 총선 때 같은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된 적이 있다는 이유로 당 지도부가 공천을 유지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릐5명 전략공천=민주당은 서울 송파갑에 전현희, 송파을에 천정배 의원을 공천했다. 이곳 새누리당 후보는 각각 박인숙 소아과의사와 유일호 의원이다. 비례대표인 전 의원은 강남을을 노렸으나 정동영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했었다. 원내대변인을 하면서 얼굴이 알려져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천 의원은 4선을 한 경기 안산단원갑에서 지역구를 옮겨왔다. 강남갑은 새누리당 공천을 본 뒤 결정할 방침이다.

MBC 앵커 출신인 신경민 대변인은 서울 영등포을에 투입됐다. 본인은 비례대표를 희망했으나 당이 경쟁력을 인정해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과 맞붙도록 한 것이다. 전혜숙 의원의 공천이 취소된 광진갑에는 김한길 전 의원을 내세웠다. 탤런트 최명길씨의 남편이자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의원은 동대문갑과 영등포을 등 여러 곳이 검토됐으나 결국 광진갑으로 결정됐다.

경기 군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이학영 전 YMCA 사무처장에게 밀린 안규백 의원은 서울 동대문갑에 공천됐다. 재심 신청이 들어온 광주 서갑의 경우 박혜자·장하진 두 여성후보의 경선을 실시토록 한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강원지역에서는 경선을 치러 춘천의 안봉진 변호사와 철원·화천·양구·인제에 정태수 강원대 초빙교수가 최종 공천됐다.

한편 비례대표 공모를 마감한 결과 총 282명이 신청을 했고 남성 204명, 여성 78명으로 집계됐다. 총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김유정 의원과 박용진 전 진보신당 부대표는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