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선당후사가 새누리당 저력… ‘결단’에 감사”
입력 2012-03-15 19:10
與, 낙천자 무소속 출마 선언 도미노 끝
새누리당에 강하게 불어닥쳤던 ‘보수 분열’에 마침표가 찍혔다. 지난 12일 김무성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제동이 걸린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15일자로 완전히 소멸된 형국이다.
친이명박계의 안상수 전 대표, 진수희 이사철 의원과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그나마 남아 있던 저항세력이 백기 투항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명실상부하게 ‘박근혜 체제’로 굳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던 ‘2008년판 친이연대 및 무소속 돌풍’도 한낱 꿈이 됐다. 4년 전 친이계 주도로 이뤄진 공천에서 낙천한 친박계 인사들이 친박연대와 무소속으로 대거 당선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었다.
이날 총선 출마를 접은 이들은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안 전 대표는 “나의 분노, 정치적 번뇌까지 모두 내려놓고자 한다”면서, 진 의원은 “한때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공천 결과에 승복할 수 없었다”며 울었다. 김 전 부소장도 “어디에 있든 고향 거제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결단’을 환영했다. 그는 “이런 선당후사의 정신이야말로 우리 새누리당의 저력”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박 위원장은 백의종군자들을 일일이 거명했다고 한다.
새누리당도 보다 빠르게 ‘박근혜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친이계의 공천 반발 무마에 이명박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는다.
가장 먼저 백의종군을 선언한 김무성 의원은 박 위원장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섰다. 그는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박 위원장에게 섭섭한 감정을 많이 갖고 있었으나 이제 제가 마음을 다 비운 마당에 다 잊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이 대통령이 박 위원장을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평가한 것과 관련해 “국민들 지지율을 보면 제일 높지 않느냐. 그것이 다 증명하고 있다”면서 “박 위원장은 우리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대표적 정치 지도자인 것은 틀림없다”고 공감했다. 김 의원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을 향해 “제주 해군기지 현장에 가서 좌파들이 벌이는 데모에 동참하는 인물이다. 이걸 유권자들에게 잘 홍보하면 (총선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라디오방송에 나가 문 고문 등이 박 위원장에게 유신체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일종의 연좌제이며 지나친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부산의 특수성을 봤을 때 (문 고문이) 약간의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손수조 후보와의 경쟁보다는 박 위원장에 대한 공격으로 결과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