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국장·고추 과장’ 책임 담당제 얼마나 됐다고… 장관 없는 ‘물가 장관회의’
입력 2012-03-15 19:08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매주 한 차례 주재하는 물가관계장관회의에는 정작 장관들이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라고 할 정도로 관심이 있는 물가 관련 회의에 각 부처 수장들이 빈번히 자리를 비우는 것은 정부의 물가안정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재정부와 농림수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국무총리실을 제외한 대부분 부처에서 최근 장관 대신 차관이 물가관계장관회의에 대거 참석했다.
회의에는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등 물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부처들과 관세청, 국세청 등의 수장이 참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기관장 일정에 따라 차관이나 1급 간부들을 보낼 수는 있다. 그러나 회의명이 ‘물가관계장관회의’인 만큼 기본적으로 장관이 참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중론이다.
장관 참석률이 떨어지자 회의를 주재하는 박 장관은 지난 9일 회의에서 일침을 가했다. 회의가 끝날 무렵 “누군가는 (물가장관회의의) 출석률을 체크하고 있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 장관의 발언은 다른 부처 장관들의 무성의한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지만 서울지역 휘발유 가격이 사상 처음 ℓ당 2100원을 돌파하는 등 불안심리가 여전한 상황에 물가회의에 장관들이 참석을 게을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