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2차 공판… 檢 “펀드 결성전에 돈 빼면 횡령”-辯 “신성장동력 발굴위한 투자”
입력 2012-03-15 21:46
“펀드가 결성되기도 전에 계열사에서 자금이 나간 것은 명백한 횡령이다.”(검찰)
“펀드에 투자된 자금의 흐름 어디에도 최태원 회장이 관련됐다는 증거가 없다.”(변호인)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원범) 심리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횡령혐의에 대한 2차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SK그룹 계열사의 펀드 투자 성격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최 회장이 SK텔레콤과 SK C&C 등 계열사 자금을 창업투자사에 펀드 출자금 명목으로 송금하게 한 후 개인적인 선물 투자금으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계열사에서 송금된 돈을 관리한 6개 펀드계좌의 투자실적이 전무하고,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담당한 김원홍씨가 개설한 신규 계좌로 계열사 펀드 투자금이 흘러들어간 점을 부각시켰다.
반면 변호인들은 검찰이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SK그룹 계열사들이 펀드에 출자한 것은 자원개발 등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정상적인 투자였다고 강조했다. 또 펀드 투자실적이 없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충분히 투자를 검토했고 집행도 많이 했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공판 도중 수첩을 꺼내 뭔가를 열심히 기록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푸른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수척해보였다. 한편 최 회장이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하자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원들이 “최태원 구속하라”고 외치며 경호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SK가 학원사업에 진출해 중소기업을 파탄내고 있다”며 지난 9일부터 법원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