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 폐막 이후] ‘왕리쥔 사건’ 보시라이 전격 해임… 후임에 장더장 국무원 부총리 임명
입력 2012-03-16 00:38
보시라이(薄熙來) 중국 충칭시 서기가 ‘왕리쥔 사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마침내 낙마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당 중앙이 14일 보 서기를 충칭시 서기에서 해임하고 후임에 장더장(張德江·65) 국무원 부총리를 임명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 가을 제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공청단, 태자당, 상하이방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태자당 출신으로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9명) 유력 후보였던 보 정치국 위원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면서 권력 재편을 둘러싼 물밑 암투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시라이는 이번 조치로 당분간 정치국 위원직만 유지하게 됐다. 신화통신은 왕리쥔도 충칭시 부시장직에서 이미 해임됐으며 허팅(何挺·50) 칭하이(靑海)성 부성장 겸 공안청장이 이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왕리쥔은 지난달 6일 미국 총영사관에 망명을 요청했다 거부됐고 보 서기와 갈등설이 확산되면서 당국 조사가 진행됐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14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에 즈음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왕리쥔 사건과 관련해 “충칭시 당 위원회와 시 정부는 꼭 반성해야 한다”고 밝혀 보 위원에 대한 엄중한 조치를 예고했다.
후임인 장더장은 충칭시 서기직과 부총리직을 겸하게 된다. 이에 따라 그는 과도기에 충칭시 서기를 맡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시절 고속승진을 한 인물로 분류된다.
그는 중요한 성(省)으로 꼽히는 지린(吉林)성, 저장(浙江)성, 광둥(廣東)성 서기를 지냈다. 지린성 서기직을 담당하기는 한족으로는 처음이었다. 이처럼 지방 행정 경험이 풍부해 당 중앙이 그에게 충칭시 서기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치국 위원으로 공업, 에너지, 교통, 통신 담당 부총리다. 김일성 종합대학 경제학부에서 공부했다.
보 위원은 국무원 부총리 등을 역임한 원로 보이보(薄一波)의 아들로 다롄(大連)시 시장, 랴오닝(遼寧)성 성장, 상무부 부장 등을 역임했다. 2007년부터 충칭시 서기를 맡아 ‘창훙다헤이(唱紅打黑, 공산당을 찬양하고 사회악을 척결한다)’를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