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의 조직문화 고객 돈 뜯어내는 데 몰입”… 前고위임원 NYT 기고문서 ‘탐욕경영’ 폭로
입력 2012-03-15 21:44
세계 최고 투자은행(IB)으로 불리는 골드만삭스의 탐욕스런 기업문화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한 임원의 신문 기고문이 월스트리트를 뒤흔들었다.
장본인은 이 회사 주식 파생상품 사업부의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 책임자 그레그 스미스(33) 전무.
그는 14일(현지시간) ‘나는 왜 골드만삭스를 떠나나’란 제목의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현재 골드만삭스의 환경은 내가 본 그 어느 때보다 지독(toxic)하고 파괴적”이라고 지적했다. 스미스는 이날 아침 이메일로 회사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이는 쉽게 말하면 골드만삭스가 운영되고 돈을 버는 방식에서 고객의 이익은 도외시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참석해 온 파생상품 판매 회의에서 단 1분이라도 고객을 어떻게 도울까 논의된 적이 없었고, 모두가 어떻게 하면 최대한 고객의 돈을 뜯어내느냐에 관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사내 임원 미팅이나 이메일에서 공공연하게 고객들을 ‘봉’ ‘꼭두각시 인형(muppet)’이라고 부른다고도 했다.
스미스는 “팀워크, 성실, 겸손이라는 고유의 기업 문화가 골드만삭스를 위대하게 하고 143년간이나 고객의 신뢰를 얻게 한 비결이었다”며 조직에 대한 자부심과 믿음과도 관련이 있는 이 문화가 이제는 흔적도 찾을 수 없다고 탄식했다.
기고문이 나가자 인터넷과 TV에선 월스트리트의 탐욕과 부도덕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이날 3.4% 급락했다.
스미스가 부도덕한 문화를 만든 주범으로 지목한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와 게리 콘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 가치와 문화, 그리고 대다수 골드만삭스 직원들의 시각을 반영하지 않은 한 개인의 주장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