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 스마트폰, 안돌아오는 이유 있었네∼ 4천대 36억어치 中 밀수출조직 검거

입력 2012-03-15 18:30


국내에서 도난·분실된 스마트폰 4000여대를 중국에 밀수출한 기업형 범죄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도난·분실된 스마트폰 4000여대(시가 36억원 어치)를 모아 중국에 밀수출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장물취득 등)로 윤모(44)씨 등 일당 79명을 붙잡아 총책 윤씨 등 16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6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2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 등은 스마트폰 매입책과 수출책, 중국 현지 판매책 등 기업형 밀수출단을 결성한 뒤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활약했다. 이들은 전국 조직망을 통해 장물 스마트폰을 수집한 뒤 이를 중국에 밀반출하고 판매대금을 차명계좌로 받는 등의 수법으로 수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이들은 피라미드 방식의 점조직을 활용해 택시승강장과 유흥업소 등을 돌며 ‘중고 스마트폰 최고가 매입’ ‘모든 기종 24시간 상담 환영, 당일 현금지급’ 등의 내용이 실린 전단지를 배포해 도난·분실된 스마트폰을 대량 확보했다. 또한 인터넷 광고 등을 내기도 했다. 부산·대구·대전·창원·울산·포항 등 전국 곳곳에서 수집된 스마트폰들은 총책 윤씨에게 넘겨져 인천항, 군산항으로 택배로 배송됐다. 이를 군산항과 인천항을 이용하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인수해 중국 칭다오로 밀반출했다.

중국에 대기하고 있던 현지 판매책들은 이를 넘겨받아 중국인 스마트폰 업자에게 판매하고 판매대금은 차명계좌를 이용해 한국에 송금했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대포폰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배송할 때도 가명을 사용했다. 스마트폰을 매입할 경우 즉시 유심(USIM) 칩을 제거한 뒤 다른 곳에 숨겨두는 등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는 가입자의 공인인증서, 전화목록, 사진 등 개인정보들이 고스란히 저장돼 있다”면서 “중국 현지 범죄단체들에 넘겨지면 보이스 피싱이나 또 다른 각종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어 스마트폰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