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딸 이민아 목사, 15일 오후 암 치료 후유증으로 소천
입력 2012-03-15 16:37
[미션라이프]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딸로 그를 ‘지성에서 영성의 세계’로 인도한 이민아 목사가 15일 오후 1시44분 서울강북삼성병원에서 암 치료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4세.
변호사이기도 한 이 목사는 위암 말기로 올 초 시한부 선고를 받았으나 기적적으로 상태가 호전돼 각종 간증 집회에 강사로 나섰다. 그러다 두 달여 전부터 복수가 차오르는 등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일체 활동을 중단하고 병원치료를 받다 이날 결국 소천 받았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조기 졸업하고 결혼과 함께 미국에 건너간 이 목사는 미국 LA지역 검사를 역임했던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이었며 결혼과 이혼, 암 투병, 실명, 첫 아이의 사망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1992년 세례를 받은 그녀는 2009년 안수를 받고 목사가 되었다.
이 목사는 철저한 무신론자였던 부친 이 전 장관을 영성의 세계로 인도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전장관은 지난 2007년 7월 도쿄의 한 호텔에서 세례를 받으며 “딸의 믿음이 나를 구원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지난해 7월 펴낸 신앙간증집 ‘땅끝의 아이들’을 통해서 “예수님이 나를 사랑했던 그 사랑으로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교회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고 이후 이 목사가 인도하는 집회 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헌신을 다짐했다. 이 목사는 최근 두 번째 간증집 ‘땅에서 하늘처럼’(시냇가에심은나무)에서 하늘의 소망을 갈구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결국 이 책은 유작이 됐다. 빈소는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02-2072-2091), 발인은 토요일 오전.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