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 폐막 결산] ‘왕리쥔 사건’ 보시라이 불이익… 원자바오 “충칭시 당 서기 반성해야” 비판

입력 2012-03-14 21:55

“(보시라이) 충칭시 당 서기와 시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

원자바오(縕家寶) 총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로이터 기자의 ‘왕리쥔 사건’에 대한 질문에 “이 사건은 사회의 깊은 관심을 샀고, 국제사회도 이에 대해 특별히 주목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원 총리는 또 “당 중앙은 왕리쥔 사건을 아주 중시하고 있다”며 “이 사건에 대한 조사는 이미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 법률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제일 주목받은 인물은 단연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당 서기였다. 왕 충칭시 부시장이 ‘주군’이었던 보 서기를 ‘공산당내 최대 간신’이라고 매도한 뒤라 최고 지도부의 이 사건에 대한 반응은 자연스럽게 국내외 언론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보 서기는 지난 9일에는 미리 예정돼 있었던 충칭시 대표단 기자회견에서 왕리쥔 사건에 대해 “사람을 잘못 쓴 나의 불찰”이라며 사표를 제출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13일 오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폐막식에서는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40분 동안 여러 차례 하품을 하는 걸 명보(明報) 기자가 놓치지 않았다. 14일 오전 10시에 시작된 전인대 폐막식에서는 현장을 중계한 중국 국영 CCTV 카메라가 보 서기 옆자리에 않은 쉬차이허우(徐才厚) 중앙군사위부주석까지만 비춰주고 보 서기를 잡지 않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보 서기로서는 이번 양회 기간에 부자연스러운 대목도 있었지만 꾸준히 모습을 나타낸 것만으로도 아직까지는 별 일이 없다는 걸 확인시켜 줬다는 소득을 얻었다. 그러나 자신의 비리를 폭로하려는 충칭시 인대 대표를 양회 기간에 베이징에서 충칭으로 압송하는 등 ‘무리수’를 둔 게 드러나기도 했다.

보 서기는 왕리쥔 사건으로 정치 생명에 상당한 상처를 입은 건 분명하다. 원 총리가 이날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보 서기에 어떤 형태로든 불이익이 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보 서기의 거취 문제는 중국의 독특한 정치역학구도상 계파간 힘겨루기에 의해 결론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