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기폭실험 추정 건물 위성사진 확인… 파르친 기지내 폭탄실험 의심 시설과 4㎞ 떨어져
입력 2012-03-14 18:52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그동안 이란의 파르친 군사기지 안에서 핵기폭 실험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을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의 핵확산 방지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지난해 12월 12일 상업 위성회사 지오아이(GeoEye)가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울브라이트 소장은 IAEA가 지난해 11월에 지목한 것과 비슷한 작고 독립된 건물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건물 둘레에는 보안벽이 설치돼 있으며 옆 건물과 사이에는 둔덕도 만들어져 있다고 올브라이트 소장은 전했다.
이 군사기지는 이란이 핵무기를 저장하고 있거나 고성능 폭탄 실험을 한 장소로 의심해 IAEA 대표단이 현장 방문을 요구해 온 곳이다. 지난 6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국과 독일은 이란과의 핵협상 용의를 발표하면서 이 시설 방문을 요구했는데 이 같은 발표 이전에 이란 측은 핵폭발 실험과 관련된 증거로 의심받을 만한 것을 말끔히 치운 뒤에 접근을 허용하려는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이 기지는 또 2005년 IAEA가 방문한 파르친에 있는 고성능 폭탄 의심시설과 4㎞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당시 IAEA 사찰단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었다.
이란은 IAEA 대표단과 최근 두 번의 회동을 하는 과정에서 테헤란의 남동쪽에 있는 이 기지에 대한 접근을 거부했다.
IAEA는 실험시설이 2000년에 파르친 기지에 설치됐고 이번에 발견된 빌딩은 그 이후에 건설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올브라이트 소장이 전했다.
또 대규모 폭발 실험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은 2000년 이후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실험에도 활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짧아서 다양한 영상을 비교하지 못해 이 시설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실험이 이뤄졌는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란은 파르친 기지에서 핵 활동 흔적을 없애려고 한다는 서방 외교관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핵 활동 흔적은 지울 수 없다”면서 서방 일부 외교관의 주장은 “헛된 선전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