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비장학생 따이 급성림프구백혈병 진단 받아…
입력 2012-03-14 17:14
[미션라이프] “한국은 제게 여전히 기회의 땅입니다. 제가 베트남에 있었다면 아마 목숨을 잃었을 지도 모릅니다.”
인천 신흥동 인하대학교병원 1721호실. 파리한 표정으로 누워 있는 베트남의 따이(24)씨는 지난해 청운의 꿈을 안고 한국에 왔다. 베트남 최고 명문인 호치민대학 화학공학과를 4년 장학생으로 졸업한 인재였던 그는 대한민국 정부초청 국비장학생에 선발, 인하대학교 대학원 화학공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지난해 1년은 제게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열정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했고 한국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구요. 주위에서 도와주는 분들도 많았고 한국생활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갑지기 허벅지에 혹이 생겨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갔는데 급성림프구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따이 어머니가 급히 한국으로 들어왔다. 따이가 중학교 때 홀로 돼 오누이를 키우며 어렵게 지내오던 그녀에게 따이는 너무나 효성스럽고 든든했던 아들이었다. 창백한 아들의 얼굴을 본 그녀는 병상 앞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공부만이 유일한 길이라 여기고 열심히 달려온 따이는 현재 두 달 째 병원에 입원, 항암치료를 받으며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가족을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치료비다. 1년에 8000만원 정도가 든다는데 베트남에서 월 20만원 가량으로 살림을 꾸려왔던 따이 가족에겐 천문학적인 돈이 아닐 수 없다. 따이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한편으로 자신으로 인해 가족이 짊어져야 할 벅찬 비용을 염려하느라 더 야위어 가고 있다.
함께 공부하던 학우들도 보다 못해 따이돕기후원회를 구성했다. 대표를 맡고 있는 대학원생 천영채(27)씨는 “학우들이 모금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1000만원도 채우지 못했다”며 “독지가의 도움을 받아 촉망받는 영재인 따이가 치료를 잘 마치고 다시 우리와 공부를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따이 씨는 “주위에서 염려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분들에게 마음깊이 감사드린다”며 “투병생활이 힘들긴 하지만 반드시 병마를 이겨 한국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후원회 연락처 010-9947-12023).
김무정 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