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통제하는 中과 갈등…美·EU·日 “WTO 중재 요청”

입력 2012-03-14 00:36

미국과 중국이 희귀자원인 희토류(稀土類)의 수출제한을 놓고 팽팽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정책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으로 중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도 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희토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평면 텔레비전,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컴퓨터, 미사일 등 주로 군사와 기술 분야에 폭넓게 쓰이는 물질로 중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다.

중국은 지난 몇 년간 희토류 수출 한도를 줄였다. 이 때문에 미국 기업은 중국 기업보다 비싼 가격에 희토류를 살 수밖에 없어 경쟁에서 불이익을 당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WTO 규정상 미국 등이 중재를 정식으로 요청하면 중국은 10일 이내에 응답해야 하며 60일 안에 미국, EU, 일본과 대화해야 한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미국 등은 중국의 행위를 조사하라고 WTO에 공식 요청할 수 있다.

재선 캠페인을 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지배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중국에 공정무역 규칙을 따를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해왔다. 영토 분쟁으로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일본도 보수층을 만족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은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늘어나는 자국내 소비량을 충족해야 하고 무분별한 채굴에서 오는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희토류 수출 제한이 필요하다는 원칙이다.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희토류는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라며 “그런 탓에 중국은 환경보호 목적과 지속가능한 발전 도모 차원에서 수출관리 정책을 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