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 알기에 미련없이 떠나련다”… 농구코트 맏형 추승균 은퇴 선언
입력 2012-03-13 19:03
프로농구 전주 KCC의 ‘교과서 같은 남자’ 추승균(38)이 15년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는다.
13일 KCC는 “추승균의 은퇴 기자 회견을 15일 낮 12시 서울 서초동 KCC 본사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부산 중앙고와 한양대를 거쳐 KCC의 전신인 현대에 입단한 추승균은 1997∼1998시즌부터 줄곧 한 팀에서만 뛰어온 프랜차이즈 스타로 그가 써내려간 역사가 곧 KCC의 역사이기도 하다.
농구계의 맏형 추승균은 2008∼2009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으며 자유투 성공률 1위를 6차례나 차지했고 프로농구 현역 및 은퇴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5개의 챔피언반지를 거머쥐며 농구계 ‘반지의 제왕’으로 통했다. 정확한 중장거리포와 전술 이해력을 갖춘 그는 전성기 시절 이상민(은퇴), 조성원(삼성 코치)과 함께 ‘이-조-추’ 트리오를 이뤄 현대와 KCC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공수를 겸비한 그는 우수 수비상도 두 차례 수상했고 2000∼2001시즌 모범선수상을 받는 등 비록 화려한 플레이어는 아니었지만 기량과 매너를 겸비해 ‘소리 없이 강한 남자’란 애칭으로 팬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았다.
정규리그 통산 738경기에 출전한 그는 평균 13.6점, 2.8어시스트, 2.3리바운드의 성적을 올렸다. 이번 시즌 도중 서장훈(38·LG)에 이어 프로농구 사상 두 번째로 정규리그 1만 득점을 돌파(1만19점)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13시즌 109경기 출전해 총 1435득점 등을 기록하면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플레이오프 출전을 앞두고 “시즌을 마친 뒤 구단과 상의해 은퇴 여부를 정하겠다”고 말했던 추승균은 최근 6강 플레이오프에서 팀이 3연패를 당하며 탈락하자 결국 15년간 정들었던 유니폼을 반납키로 결정했다. 은퇴 이후에는 바로 코치로 나설지 해외로 연수를 떠나 지도자 수업을 받을 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레전드 추승균이 물러나고 하승진과 정민수의 군 입대, 전태풍의 이적 등을 앞둔 KCC는 다음 시즌 대대적인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곽경근 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