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고용 개선도 ‘헛방’… 치솟는 휘발유 가격에 지지율 하락
입력 2012-03-13 19:0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요즘 별로 흥이 나지 않는다. 올 11월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고용상황이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지난 7∼10일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지율 떨어지는 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 대략 답이 나온다. 오바마의 전반적인 국정수행 능력을 좋게 평가한다는 응답자가 46%로 지난 2월 4일 조사 때인 50%보다 떨어졌다. 경제 분야는 38%로 44%에서 크게 떨어졌는데, 그 가운데 치솟는 휘발유 가격에 불만을 품은 응답자가 65%나 된다.
자가용 승용차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는 미국인들로서는 날마다 치솟는 휘발유 가격에 불만을 터뜨릴 수밖에 없어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오바마의 재선 가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공화당 대통령선거 경선 주자들도 휘발유 가격 인상이 오바마 때문이라며 연일 역공을 취하고 있다.
이에 부담을 느낀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연일 유가상승 및 에너지정책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주말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고효율의 대체에너지 개발·장려를 강조한 데 이어 12일에도 관련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는 국내 석유시장 조작이나 부당한 휘발유 가격 인상 등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도 병행하는 등 고육책도 검토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눈에 띄게 호전되는 고용시장이 휘발유 가격에 대한 불만을 누그러뜨리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월스트리트저널은 고용사정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백악관에서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크리스티나 로머 교수는 최근 일자리 상승은 2008년 금융위기로 기업체들이 워낙 큰 충격을 받은 나머지 필요 이상으로 일자리를 감축한 데 대한 반작용 때문이지 경제가 회복된 덕분은 아니라고 말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새 일자리가 22만7000개로 3개월 연속 20만개 이상 일자리 창출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동안 연속으로 꾸준히 매월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겨난 것은 지난 2011년 초 이후 처음이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