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한 땅에서 꿋꿋이 사는 원시부족… 수요기획 ‘케냐 투루카나족’
입력 2012-03-13 18:50
수요기획 ‘케냐 투루카나족’(KBS1·14일 밤 11시40분)
인간들의 환경 파괴는 바로 삶의 터전 황폐화로 이어진다. 지구상에 몇 안 남은 원시부족 케냐 투루카나족도 자신들이 저지른 환경 파괴의 벌을 톡톡히 받고 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쪽으로 750㎞가량 떨어진 대평원에 자리 잡은 엘데리 빌리지. 이곳에는 문명을 등진 원시부족 투루카나족이 산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들은 목축을 하며 먹을거리 걱정 없이 살았다. 어디를 가나 마실 물이 넘쳤고, 우거진 숲은 과일의 보고였다.
하지만 부족들은 70년대 초 ‘웅가’라고 불리는 가루음식에 맛을 들이면서 비극을 맞이하게 됐다. 이들은 웅가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변의 나무를 베어 숯을 만들어 도회지에 내다 팔았다. 그렇게 나무를 무차별로 베다 보니 숲이 있던 자리는 30년도 못 돼 황무지로 변했다.
투루카나족은 흙먼지 풀풀 날리는 사막지대에서 생을 이어가면서 뒤늦게나마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자연을 경외하며 살고 있다. 비록 물이 부족하고 질병이 위협하는 척박한 환경이지만 부족들은 전통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간다. 부족들은 최근 학교 교육에 눈을 뜨고 외지인을 초빙해 아이들에게 교육을 받게 하고 있다. 부족의 미래를 위해서다. 부족들은 언젠가 목축업을 다시 일으켜 풍족하게 사는 날을 꿈꾼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