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비대위, 새 연합기구 설립총회 3월 29일로 연기
입력 2012-03-13 18:36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유중현 목사)가 13일 열 예정이었던 (가칭)‘한국교회연합’ 설립 총회를 29일로 연기했다. 비대위의 이 같은 결정은 한기총 명예회장단이 지난 10일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4개항의 중재안을 제안한데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총회 설립 준비 미흡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이날 “한기총 명예회장단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국교회연합(가칭) 설립 총회를 29일로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한기총 명예회장단의 중재안은 △2월 14일 총회에서 선출된 홍재철 목사를 한기총의 새 대표회장(임기 1년)으로 인정하고 △한기총의 정관 및 운영세칙, 선거 관리 규정은 지난 해 7월 7일 열린 특별총회 개혁안을 따르며 △새 임원과 위원장, 직원 등은 양측 대표 각2명과 명예회장 4명(총 8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에서 선임하고 △위 3안이 합의되면 3월 안에 임시총회를 소집하자는 4개항이다.
중재안을 낸 명예회장들은 이성택 림인식 이만신 지덕 길자연 최성규 이광선 유의웅 김준규 엄신형 목사 등 10명이며, 조정위원은 지덕 최성규 이용규 엄신형 목사 등 4명이다.
비대위는 “명예회장단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한기총에 새로운 제안을 한다”면서 △지난 달 14일 열린 한기총 총회를 무효로 하고 이달 중으로 홍재철 목사, 비대위 측의 김요셉·이정익 목사 등 3인을 후보로 대표회장 선거를 다시 치를 것 △한기총 측 일부 인사의 이단연루 의혹해결 등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한기총이 20일까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29일 오후2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한국교회연합 설립 총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명예회장의 중재안과 비대위의 제안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 법원에서 한기총 지도부의 결정들을 합법이라고 판단했는데 왜 무효로 하자는 것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비대위는 이탈자들이다”고 못 박았다.
비대위 유중현 위원장은 “새 연합기구 설립은 개인적으로 처음부터 지지하지 않았다. 한기총 내에서 개혁하길 원했다. 갈등이 많아 한동안 비대위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비대위 중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새로운 기구를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예장 통합 총회는 최근 임원회와 노회장 연석회의를 잇달아 열고 한기총 탈퇴 문제를 다뤘으나 교단이 한기총 창립멤버이기에 탈퇴는 보류하기로 했다. 앞서 교단 내부에서 비대위가 설립하려고 하는 한국교회연합회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따라 총회장 박위근 목사는 비대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기총 탈퇴를 위한 예장통합 대책위 이명남 위원장은 지난 6일과 9일 박위근 총회장에게 드리는 글에서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교단 내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라며 “총회장은 지난해 교단 총회에서 결정한 한기총 행정보류를 통보하고 발을 빼라”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또 “NCCK가 존재하고 한기총도 존재하는데 제3의 기구설립은 안 된다”면서 “이는 중대한 문제로 총회에서 허락받아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