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광장기도회서 탈북자 북송 반대 촉구 통성 기도

입력 2012-03-13 17:33


“주님, 불쌍한 탈북자들을 지켜 주세요. 북송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12일 늦은 오후 서울역과 부산역 광장에 탈북자 북송 중단을 기원하는 통성기도 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한국탈북민교회연합회, 에스더기도운동 등 5개 기독·시민단체로 구성된 ‘통일광장기도연합’ 회원 500여명은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중국의 탈북자 북송 중지를 외치며 통일광장기도회를 개최했다.

통일광장기도회는 사회자 없이 탈북자 북송 중단을 위한 기도, 찬양, 참석자를 위한 문화행사 순으로 진행됐다.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영상과 탈북자 간증이 진행될 땐 눈물을 글썽이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참석자들은 이번 기도회가 전국으로 확산돼 도시마다 북한 구원을 위한 기도의 불길로 이어져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와 기독교인을 깨우기를 기대했다. 하버드대학교 아카펠라팀 언더컨스트럭션 18명이 부른 은혜로운 찬송이 밤길을 수놓았다.

통일광장기도연합은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는 지금 즉시, 반인권적인 강제 북송을 중단하고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보호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또 “지금, 돌이키지 않는다면 중국 정부는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는 “북한 구원과 자유, 탈북자들을 위해 나섰다”며 “눈물을 흘리며 ‘기도의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통일’을 거두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부산역 광장에서도 기도가 이어졌다. 부산성시화운동 등 100여개 교계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탈북난민 강제북송반대 부산시민연대’와 부산통일광장기도연합 회원 500여명도 북한 동포의 구출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안용운(부산 온천교회) 목사는 “탈북자들이 강제 북송당하고 가족까지 숙청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져 안타깝다”며 “중국과 북한의 비양심적이고 반인권적인 결정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차례의 북송을 겪으며 4번 만에 탈북에 성공한 김태희 씨는 “북한의 실상과 탈북자들의 아픔, 북한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한국사회가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앞으로 매주 월요일 부산역 광장에서 촛불시위와 기도회를 이어가는 한편, 고난주간인 다음달 2일 오후에는 5000명 규모의 ‘북한 인권과 평화통일을 위한 광장연합촛불기도회’와 탤런트 차인표씨 등이 참석하는 ‘우리함께 울어요’ 주제의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지난 해 10월 말부터 시작된 통일광장기도회는 매주 월요일 오후8시에 100분 동안 서울역 광장 등에서 ‘남북 평화 통일의 그날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 기도회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있었던 월요기도 모임을 모델로 하고 있다. 1981년 동독 라이프치히 니콜라이 교회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월요기도 모임이 9년 동안 계속되다 전국 촛불시위로 이어졌고 결국 베를린 장벽을 허무는 견인차가 됐다.

한편, 성결대학교 기독 동아리 학생들은 13일부터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상을 알리는 전시회도 함께 열고 있다. 또 아주대와 명지대 기독 학생들도 참여하기로 하는 등 탈북자 북송 중지 촉구 캠페인은 전국 대학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성결대 신학과에 재학 중인 정자민씨는 “우리 대한의 기독 청년들은 고통 받는 저 북녘 땅의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 하나님을 믿는 신앙으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냈다. 또 예비역 기독군인회 회원 100여명도 14일 오후 서울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 촉구대회를 열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윤봉학·유영대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