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극우票가 절실해”… ‘불법이민 불허’ 발언 이어 보호무역도 부추겨
입력 2012-03-12 19:17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유럽을 통틀어 ‘가장 인기 없는 지도자’라는 오명을 안게 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다급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극우파의 지지를 얻기 위해 보호무역을 부추기고, 솅겐조약도 탈퇴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재선을 위해 불법 이민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가 유럽연합(EU)의 26개국을 비자 없이 통행할 수 있는 솅겐조약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사르코지는 이날 파리 근교에 모인 지지자 수만명 앞에서 불법 이민이 유럽의 극빈자에 대한 사회 안전망에 부담을 지울 것이라면서 “12개월 안에 중대한 진전이 없다면 프랑스는 협상이 끝날 때까지 솅겐조약 참여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론상 불법 이민자들은 솅겐조약이 적용되는 지역에 일단 들어오면 다른 가입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사르코지는 일부 유럽 국가들이 국경 통제를 느슨하게 하면 불법 이민자들이 나중에 프랑스로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이날 미국의 ‘미국산 우선구매법(Buy American Act)’처럼 유럽도 지역 내에서 생산한 제품에 혜택을 주는 ‘유럽산 우선구매법(Buy European Act)’을 채택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EU가 1년 안에 이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프랑스산 우선구매법’을 직접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는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에게 10% 넘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 극우 유권자들의 표를 끌어내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