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시간 미만 수면 여성, 고혈압 주의해야”… 유병률 일반 여성보다 2.4배 높아
입력 2012-03-12 18:13
하루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에 그치는 젊은 여성은 고혈압 발병을 경계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사진) 교수팀은 2001년부터 질병관리본부와 손잡고 진행 중인 ‘한국인 고혈압 유전체 코호트 연구사업’에 참여한 1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도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신 교수팀은 폐경 전 여성들을 하루 수면시간 5시간 미만 그룹과 5∼7시간 수면 그룹으로 나눠 고혈압 유병률을 조사했다. 이어 폐경 전 고혈압 여성 환자들의 스닙(SNP)이 비(非)고혈압군의 SNP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5시간 미만 잠을 자는 폐경 전 여성들은 그 이상 잠을 자는 여성들보다 고혈압 유병률이 2.4배나 높고, 특정 유전자형을 갖고 있을 경우엔 그 위험성이 5∼7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NP는 인체의 세포핵 내 염색체가 갖고 있는 30억개 염기서열 중 개개인의 특성(편차)을 드러내는 한 개 또는 수십 개의 유전체 변이를 말한다. 사람의 유전체는 99.9% 일치하고 염기서열상 같은 위치에 다른 모양의 SNP가 놓인 경우는 0.1%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차이 때문에 사람들의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르게 된다. SNP는 대략 1000개 염기마다 1개꼴로 나타난다.
신 교수팀은 수면 부족 여성 고혈압 환자들에게도 이 같은 SNP 차이가 ‘JMJD2A’ ‘LRRC7’ ‘THSD4’ ‘MYO1D’ 등의 4개 유전체 변이를 중심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이들 유전체 변이가 있는 여성의 경우 고혈압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신 교수는 “수면 부족이 고혈압 발병에 영향을 미치고 특정 유전체 변이가 있을 경우 그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인 맞춤형 고혈압 예방 및 치료의 길도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일본에서 발행되는 순환기질환 분야 학술지 ‘서큘레이션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