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위, 탈북자 싸고 충돌
입력 2012-03-12 22:38
탈북자 문제가 제네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12일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그러나 이날 탈북자 북송저지 운동을 위해 참석한 한국 국회대표단과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날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회의에서 마르주키 다루스만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북한인권 상황 보고를 들은 뒤 토론에 들어갔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북한 인권·인도적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우려하면서 최근 중국 내에서 불거진 탈북자 강제북송 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박상기 주제네바 대사는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의 권고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주변국들이 이 권고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예기치 않은 충돌은 그 이후부터 벌어졌다. 서세평 북한대사가 “특별보고관의 보고서는 적대세력에 의해 날조된 것이다. 쓸데없는 해석을 거부한다”고 입장을 밝힌 뒤 회의장을 빠져나가려 했다. 이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한 국회대표단의 일행인 새누리당 이은재 안형환 의원,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등이 퇴장하는 서 대사를 에워쌌다. 그리고는 “탈북자를 탄압하면 안 됩니다”, “북송은 절대 안 돼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 대사는 유엔경비들의 보호를 받으며 회의장을 서둘러 빠져나갔다. 서 대사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팔을 붙잡는 행동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안 의원과 이 의원은 ‘신체적 위협’을 가했다는 이유로 한동안 유엔경비에 의해 격리되기도 했다.
예기치 못한 충돌로 북한인권 상황에 관한 일본 대표단의 발언이 중단되는 등 각국 대표단 500여명이 참석한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가 차질을 빚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