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 특사도 안통하네”… 시리아 사태 대화 촉구 양쪽서 모두 퇴짜 당해
입력 2012-03-11 19:50
시리아의 유혈사태를 끝내기 위해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특사로 나서 대화를 촉구했지만 시리아 정부와 반정부 세력 모두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서방국가들로부터도 호의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유엔과 아랍연맹(AL) 공동특사 자격으로 시리아를 방문한 아난 전 총장은 10일(현지시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만나 즉각적인 정전과 정치적 대화, 구호기구의 주민 접촉 허용, 수감자 석방 등을 촉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파이낸셜타임TM(FT)는 이날 시리아 국영통신을 인용, 아사드 대통령은 “테러단체들이 시리아를 위협하는 한 정치적 해결은 불가능하다”며 아난 전 총장의 제안을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아사드 대통령의 발언은 반정부 세력을 완전히 소탕할 때까지 어떤 협상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아난 특사의 정치적 대화 제안은 반정부 세력으로부터도 반발을 샀다. 반 정부 세력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대화를 통한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망명 반체제 단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는 “아난 전 총장은 문제의 본질을 간과하고 있다. 사태의 근본원인은 시리아 정부가 가공할 만한 무기로 우리를 압살하고 있는 것이다. 시리아 군에 대한 군사적 압력 없이는 어떤 정치적 해법도 모색되지 않는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아난 특사는 11일 아사드 대통령과 2차 회담을 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유엔 안보리는 12일 고위급 회담을 열고 시리아 사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과 동맹국들은 대화를 계속하는 한편 시리아에 무력 개입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 보도했다. 여기에는 시리아 반정부 세력에 무기를 제공해 무장화하는 방안과 구호품 수송로 경비를 위한 군병력 파견, 시리아 정부군 방공망 공습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밝혔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