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 수도권 여론조사] 뜨거운 女-女 대결… 박근혜-한명숙 대리전

입력 2012-03-11 19:05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여여(女女)’ 대결이 뜨겁다. 서울 중랑갑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의 대리전이 펼쳐지고 있고 경기 광명을은 3선의 여당 중진 의원과 변호사 출신 정치 신인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국민일보의 수도권 격전지 여론조사 결과 중랑갑에서 민주통합당이 앞선 반면, 광명을과 경기 고양일산서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대표 대리전, 일단 야당 우세=새누리당 김정 의원과 민주당 서영교 전 청와대 춘추관장 간 대결은 두 당 여성 대표의 자존심과 맞물려 있다. 김 의원은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친박 정당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였다가 이번에 전략공천을 받았고 서 전 관장은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한 대표와 같은 ‘이대 라인’이기 때문이다.

일단 초반 판세에서는 서 전 관장이 김 의원을 앞서고 있다. 서 전 관장은 김 의원과의 양자 대결 때 43.4%의 지지율로 김 의원(28.6%)을 14.8% 포인트를 앞섰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이 출마할 경우를 가상한 조사(32.9% 대 27.5%)에서도 김 의원을 눌렀다.

문제는 이 전 장관의 실제 출마 여부다. 3자 대결에서 지지율이 24.3%나 될 정도로, 이 전 장관은 야당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 3선을 한 이 전 장관의 향후 행보에 따라 판세가 뒤집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35.5%)과 새누리당(33.0%)이 오차 범위 안에 접전을 보였고 연령대별 지지도 민주당은 40대 이하에서, 새누리당은 50대 이상에서 높았다.

◇일산의 여성 라이벌 리턴매치 향배는=고양 일산서에서 5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김영선 의원과 4년 전 패배했던 민주당 김현미 전 의원 간 리턴매치에서는 김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여성 전·현직 의원 지지율(40.8% 대 36.2%) 격차는 4.6% 포인트로 김 의원이 앞서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이 지역의 부동층(18.6%)의 향배다. 선거전에서 부동층 표심을 흡수하는 여성 후보가 여의도 입성 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40대(29.1% 대 51.3%)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김 전 의원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고 특히 60세 이상(62.8% 대 16.1%)에서 압도적이었다.

◇경륜의 전재희, 젊은 패기에 주춤=한 대표가 직접 영입한 40세의 이언주 변호사는 3선의 새누리당 전재희 의원 ‘저격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 의원이 40.3%로 이 변호사(35.7%)를 앞서 있지만 오차 범위 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전 의원의 ‘텃밭’과 같은 광명을에서 지명도가 높지 않은 이 변호사가 초반 선전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 지역은 부동층 비율이 9.1%로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아닌 제3의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가 14.9%에 달했다. 젊은 패기를 앞세운 이 변호사는 30대(49.7%)와 40대(40.2%)에서, 경륜의 전 의원은 50대(46.9%)와 60세 이상(65.1%)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