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시진핑에 총서기·주석직 넘겨도 군사위 주석직은 유지할 듯
입력 2012-03-09 19:32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에게 총서기직과 주석직을 차례로 넘겨주더라도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유임하게 될 것이라고 홍콩 명보(明報)가 9일 보도했다.
명보는 후 주석이 시 부주석에게 계획대로 올 가을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8대)에서 총서기직을 넘겨주고 내년 양회 때 주석 자리를 이양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명보는 그러나 후 주석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주석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한동안 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했던 전례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베이징 정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심지어 그 뒤에도 군사위 주석직이 후 주석으로부터 시 부주석에게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중국 정치권 속성상 예측하기 어렵지만 후 주석이 속한 공청단 계열로 차기 총리가 유력한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군사위 주석직을 이어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 부주석은 총서기직에 오른 뒤 ‘홀로서기’를 할 때까지 정파간 파워게임 과정에서 수 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최근 ‘왕리쥔 사건’이 주목받는 것도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서기 한 명이 아니라 그가 속한 태자당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점 때문이다.
후 주석은 2002년 총서기, 2003년 주석직에 각각 올랐지만 장 전 주석으로부터 군사위 주석직을 이어받기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장 전 주석을 정점으로 한 상하이방의 영향력 때문에 ‘반쪽 권력’밖에 행사하지 못하다가 2006년 ‘천량위 사건’을 통해 비로소 온전한 권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장 전 주석뿐 아니라 덩샤오핑(鄧小平) 최고지도자도 퇴임 뒤 ‘상황(上皇)’으로 남기 위해 후임자를 견제하는 사전 포석을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