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전여옥 의원, 국민생각 입당… 공천 탈락자 국민생각行 물꼬트나
입력 2012-03-09 19:46
새누리당 친이명박계로 정몽준 전 대표와 가까운 전여옥(서울 영등포갑) 의원이 9일 탈당과 보수중도성향 신당 ‘국민생각’ 입당을 선언했다. 이로써 공천 탈락에 불복해 여당을 떠난 의원은 허천(강원 춘천), 이윤성(인천 남동갑) 의원에 이어 3명으로 늘어 탈당자가 더 나올지 주목된다. 아울러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라는 거대 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있는 국민생각의 영입작업이 본격화될지도 관심이다.
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너져가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한다”면서 “국민생각이 총선에서 많은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결단했다. 새누리당 때의 10배, 100배, 100만 볼트의 에너지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 “보수 학살극이었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지역구) 영등포갑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구 또는 비례대표 출마 문제를 국민생각 결정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생각 주변에서는 전 의원이 비례대표 1번에 배치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전 의원이 현역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입당함에 따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서는 공천에서 떨어진 다른 친이계 의원과 구민주계 출신들이 ‘국민생각행(行)’에 가담할 것인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수도권 친이계를 중심으로 낙천 의원 상당수가 무소속 출마 또는 제3당행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국민생각에 합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생각 관계자는 “여야 현역의원들을 폭넓게 접촉하고 있다”며 “최대 20여명의 입당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생각은 현역의원 영입을 위해 공천자 발표까지 늦춰 놓았다.
국민생각은 안상수 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인사들과 만나고 있으며 옛 민주화 세력인 상도동계나 민주당 동교동계와도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일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안 전 대표 등과) 여러 형태로 삼삼오오 만나고 걱정하며 어떤 대안이 가능한지 수시로 논의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결론은 가까운 장래에 내려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인사 영입과 관련, “강봉균 의원 같은 분들은 대단하고 관료 경험도 풍부하며 합리적인데 이번 공천에서 배제됐다”고 했다.
자유선진당과의 합당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생각이 최소 5∼6명의 의원을 영입한 뒤 선진당(의석수 15석)과 합당하는 전략을 취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경우 원내교섭단체(20석)를 구성해 4·11 총선에서 제3당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 국민생각은 공천이 불투명한 선진당 이진삼 의원과도 영입 타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대표는 ‘영입=이삭줍기’라는 비판에 대해 “저는 보석 찾기라고 본다”며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분들 가운데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있다”고 반박했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