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낙관론 무색한 물가 불안… 2월 생산자물가 3.5%↑ 6개월 만에 상승폭 커져

입력 2012-03-09 19:19


국내 생산자물가지수 상승폭이 6개월 만에 확대됐다. 유가 상승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입원자재가격도 두 달 연속 올랐다. 최근 물가당국 및 정부기관의 낙관적인 인식과 달리 여전히 물가가 우리 경제의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대비 3.5% 올랐다고 9일 밝혔다. 생산자물가는 2011년 8월 6.6% 이후 2012년 1월(3.4%)까지 상승폭이 둔화되다 6개월 만에 커졌다.

석유제품은 국제유가의 급상승 때문에 15.2%나 올랐다. 전월의 14.6%에 비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화학제품은 4.0% 올랐다. 가중치가 높은 석유화학 제품가격 추이가 향후 물가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이달에도 상승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8일 매매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54달러 오른 123.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0.42달러 상승한 106.58달러를 기록했고 북해산 브렌트유도 1.32달러 오른 125.44달러에 마감됐다. 국제유가는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국제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원자재 56개 품목의 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코이마 지수는 두 달 연속 상승했다고 한국수입업협회가 밝혔다. 코이마 지수는 지난해 8월(393.32) 하락세로 바뀐 이후 5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간 바 있다.

물가가 꿈틀댈 조짐이지만 당국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는 “유가가 현수준이면 올해 물가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한국경제개발원(KDI)은 최근 경제동향에서 “물가 상승세가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생활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당국이 낙관론에만 젖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