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납품사 웃고 애플 부품 공급사 울고… 2011년 실적 희비 엇갈려
입력 2012-03-09 19:18
지난해 애플에 부품을 납품한 회사들은 실적이 저조한 반면 삼성전자에 납품한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9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애플 납품회사 27곳 중 15곳은 재작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와 애플 공통 납품회사 8곳 중 5곳은 작년 영업이익이 재작년보다 줄었거나 적자 전환했다. 특히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6개 업체 중 5곳은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 전환했다. 반면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회사는 13곳 중 5곳만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처럼 납품회사들 간에 실적 차이를 보이는 것은 사업구조 때문이다. 애플에 납품하는 회사들은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가 대부분이라 지난해 디스플레이 업황이 악화된 영향을 크게 받았다.
애플에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납품하는 실리콘웍스와 엘비세미콘은 영업이익이 각각 35%와 76% 줄었고 메모리칩을 공급하는 하이닉스는 84%나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적자 전환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업황이 안 좋았던 디스플레이나 반도체는 내부에서 자체 조달하기 때문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들이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인쇄회로기판(PCB), 터치패널 등으로 다변화돼 있어 상대적 실적 선방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태양기전과 에스맥, 일진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277%, 191%. 151%씩 증가했다.
FPCB 공급사 비에이치는 88%, PCB 공급사 대덕GDS는 75%, 카메라모듈 공급사 캠시스는 10%씩 증가했고, PCB 공급업체 코리아써키드는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리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1.6% 줄었으나 부품업체들의 3분의 2가량은 매출이 성장한 것이다.
매출에서 납품이 차지하는 비중과 해당 제품의 업황 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애플 납품업체들의 실적 저조는 납품 단가 인하 영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