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질투 많은 부인 배신때문에 죽었다?

입력 2012-03-09 22:45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지난해 5월 사살된 것은 가장 나이 많은 부인이 질투 때문에 그를 팔아넘긴 것이 결정적 동기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스는 9일 빈 라덴과 1985년 결혼했던 가장 나이 많은 부인인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카이리아 사버가 자신보다 나이 어린 부인을 “매섭게 질투해 알카에다의 지도자를 미국인들에게 팔아넘겼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8개월 동안 파키스탄 정보부(ISI) 관계자 및 빈 라덴 아내 3명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조사를 벌여온 파키스탄의 샤우카트 카디르 예비역 준장으로부터 제기됐다.

그는 그동안 빈 라덴과 떨어져 살던 카이리아가 지난해 2월 파키스탄의 군사도시 아보타바드에 위치한 그의 은신처로 이사해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싹텄다고 설명했다.

카디르에 따르면 카이리아는 2001∼2010년 이란에서 시집 식구들과 가택 연금을 당해 남편인 빈 라덴과 동거할 수 없던 처지였다. 은신처로 이사 온 카이리아는 빈 라덴과 침실을 함께 쓰고 가장 나이가 어렸던 예멘 출신의 부인 아말 아메드 알 사다에게 강한 질투를 느꼈다는 것. 빈 라덴이 어린 부인 아말에게 특히 애정을 느낀 것은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파키스탄으로 몸을 피하는 과정에서 아말이 그에게 헌신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카디르는 전했다.

결국 카이리아는 남편인 빈 라덴의 행방을 쫓고 있던 미 중앙정보국(CIA)과 협력하기에 이르렀다고 카디르는 주장했다.

그는 또 ISI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카이리아의 성격이 워낙 사나워 심문관들이 위협을 느꼈을 정도였다”면서 “결국 고문하기 직전에야 조사에 협조했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여러 부인들과의 사이에서 20여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마지막까지 그와 함께 살았던 아말 등 부인 3명은 현재 파키스탄에 구금돼 있다.

파키스탄 당국은 당초 이들에 대해 출국을 허용할 것이란 현지 언론 보도와 달리 불법입국 및 불법체류 혐의로 8일 기소했다. 현지 변호사 하시마트 하비브는 이들이 최대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