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정치생명 끝나가고 있다”… 왕리쥔 사건 이어 장밍위 사건까지 연루
입력 2012-03-09 22:28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가 ‘왕리쥔 사건’에 이어 ‘장밍위 사건’에까지 연루되면서 정치 생명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 서기는 자신에게 반대 입장을 보여온 장밍위 충칭시 인민대표대회(인대) 대표를 베이징에서 체포한 뒤 충칭으로 압송토록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사이트 보쉰(博訊)이 9일 보도했다(본보 9일자 10면 참고).
장 대표의 변호인 푸즈창은 경찰관 4명이 지난 7일 오후 베이징 한 아파트에서 장 대표를 붙잡아 갔다고 밝혔다.
부동산 개발업자인 장 대표는 ‘보시라이에게 묻는 10가지’라는 책을 써서 보 서기를 비판했는가 하면 왕리쥔 충칭시 부시장을 겨냥해서는 “왕리쥔 사건의 내막을 설명해 줄 정보를 갖고 있다”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장 대표는 보 서기 및 왕 부시장과 유착 관계를 보여온 충칭시 금융계 고위인사 웡전제(翁振杰)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고, 웡전제와 절친한 친구였던 수이정콴(稅正寬)의 자살 사실을 인터넷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장 대표와 웡전제는 한때 사업상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보쉰은 “보시라이가 스스로 제 무덤을 파고 있다”면서 “베이징 당국도 이런 불법 행위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국 위원(25명)이자 상하이 당서기인 위정성(兪正聲)은 8일 상하이 전인대 대표단 ‘미디어 데이’를 맞아 보 서기를 암시하면서 ‘벌거벗은 관리’라고 표현했다. 위 서기가 같은 태자당인 보 서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 것은 그가 정치적 말로에 다가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보쉰은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인대 대표를 이렇게 대하다니 미친 짓”이라고 보 서기를 비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 서기는 지난 8일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전체회의에 불참해 그 배경을 놓고 의혹이 일기도 했다. 보 서기는 오후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한 충칭시 대표단 분임 토론에는 모습을 드러냈다.
보 서기는 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왕리쥔 사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마음이 아프다. 사람을 잘못 쓴데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은 정말 갑자기 발생해 전혀 생각조차 못했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는 봉황(鳳凰)TV, 연합조보(聯合早報), 태양보(太陽報),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충칭시 대표단에 우호적인 매체만 참석시켰다. 이에 따라 현장에 기자 100여명이 도착했으나 회견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